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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인공지능' 금융권 투자 변수 급부상 왜


입력 2019.12.07 06:00 수정 2019.12.06 22:07        부광우 기자

시장 변화 따른 리스크 우려 확대…'새로운 기회' 기대감도

기술 향상에 맞춘 대응책 골몰…저금리 심화 속 셈법 분주

시장 변화 따른 리스크 우려 확대…'새로운 기회' 기대감도
기술 향상에 맞춘 대응책 골몰…저금리 심화 속 셈법 분주


기후 변화와 인공지능이 금융권의 새로운 투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픽사베이 기후 변화와 인공지능이 금융권의 새로운 투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픽사베이

기후 변화와 인공지능(AI)이 금융권의 새로운 투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변화에 따른 위험이 만만치 않겠지만 그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란 평이다. 관련 기술 향상에 맞춘 다방면의 대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저금리 기조 심화로 인한 투자 여건 악화 속에서 금융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7일 글로벌 자산운용업계 컨설팅사인 크리에이트-리서치가 최근 세계 자산운용사 최고정보관리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7%는 기후 변화가 미래 투자에 기회와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AI 역시 이런 영향을 끼칠 것이란 응답도 52%로 절반이 넘었다.

이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대응 정책과 AI 기술 확산으로 인한 비즈니스 모델 변화 등으로 기업의 미래 가치 평가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기업 또는 자산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탄소 리스크를 비용으로 환산하는 방법인 내부 탄소 가격이 적절하게 활용되고, 혁신 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등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했다.

우선 기후 변화 측면에서는 지구 온난화 지속에 따른 정책 리스크와 기업·자산가치 변동 등이 투자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다. 당장 파리기후협약 목표 달성을 위한 탄소가격제 도입이 참여국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엄격해진 탄소 배출 기준에 따라 탄소 가격은 줄곧 높아지는 추세다.

아울러 화석연료 가치가 향후 좌초 자산이 될 확률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위험을 고려한 투자 판단이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기존의 재무가치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 투자 방식에서 비재무적 요소를 중시하는 사회책임투자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AI 관점에서는 관련 기술의 여러 산업 분야 확산에 따른 기업가치 평가 기준과 사업 모델 등의 변화가 향후 투자 환경에 불확실성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술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에서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은 짧아지는 추세다. 2007년 아이폰 출시 후 경쟁에 밀려 몰락한 노키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AI의 전면적 산업적 활용 확대로 여러 산업 분야를 넘나드는 형태의 상품이 출시되면서 이에 따른 적절한 기업가치 평가는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더불어 3D 프린팅 기술 적용 확산에 따른 제조업의 자국 이전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은 글로벌 공급망에 큰 변화를 줄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 경쟁을 위한 지식재산권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기후와 AI 요인에 따른 시장 영향과 이로 인한 투자 환경 변화에 국내 금융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넘어 제로금리 시대를 향해 가면서, 향후 투자 실적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통상 금융 상품을 통해 거둘 수 있는 투자 수익률도 함께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한은은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로 돌아가게 됐다. 시장에서는 내년 중 기준금리 인하가 더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0%대 직전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소리다.

김효섭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앞으로 메가트렌드가 투자 업계에 미칠 영향 중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기회는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선제적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며 "제도와 규제 변화, 기술 발전에 따른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투자 솔루션의 개발과 제시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와 관련해서는 리스크 헤지 목적의 녹색 채권 적극 활용을, AI 기술과 관련해서는 신흥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 확대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에 비해 대응과 준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운용사들은 메가트렌드의 투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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