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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돈 없어도 물건 구매…혁신상품 부메랑에 케이뱅크 속앓이


입력 2019.12.05 06:00 수정 2019.12.04 17:28        박유진 기자

중·저신용자 위한 쇼핑머니 대출 출시 이후 6등급 고객 몰려

인터넷은행 설립 목적 '중금리대출' 달성…여신 관리는 난맥상

중·저신용자 위한 쇼핑머니 대출 출시 이후 6등급 고객 몰려
인터넷은행 설립 목적 '중금리대출' 달성…여신 관리는 난맥상


ⓒ데일리안 ⓒ데일리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중금리대출로 인해 속앓이하고 있다. 올해 초 중·저신용자를 타깃으로 야심 차게 선보인 혁신 금융 상품 '쇼핑머니' 출시 이후 6등급 신용자가 전체 대출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하면서 여신 관리에도 깜빡이가 켜졌다.

5일 각 은행별 경영공시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카카오·케이뱅크)의 10월 한 달 간 취급된 신용대출 고객 신용등급과 금리를 분석한 결과, 케이뱅크에는 6등급의 고객이 가장 많고, 이들에게 매긴 금리 또한 평균 8.57%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별 최다 고객의 평균금리는 카카오뱅크 2.93%, 우리은행 2.94%, 국민은행 3.06%, 신한은행 3.34%로, 기업은행 3.87%, 농협은행 4.33%, 하나은행 4.97%, 케이뱅크 8.57%를 나타냈다.

케이뱅크의 경우 다른 은행과 달리 평균 금리가 유독 높다. 대출을 받은 고객의 대부분이 중·저신용자라 그만큼 금리가 높게 매겨졌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대출 고객 구성 현황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3등급 중심의 우량 차주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6등급 고객 수가 많아졌다.

지난 1월 출시한 '쇼핑머니' 취급 이후 청년층과 주부 등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이 대거 몰리면서 영향을 받았다. 쇼핑머니 상품은 온라인쇼핑몰서 물품을 구매할 때 결제 비용에 대해 대출 형태로 돈을 내주는 서비스다. 결제 시 연동된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마이너스통장처럼 구매대금을 최대 500만원까지 지급해준다. 페이 서비스에 마이너스대출을 결합한 형태로 8등급까지 대출을 내줘 상품 출시 당시 중·저신용자를 위한 혁신 금융 상품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대출 서비스 이후 물품을 되팔아 현금화하는 소비자가 생겨나는 등 이를 악용한 브로커도 나와 내부적으론 고심을 거듭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사기 감지 시스템까지 가동하는 등 여신관리에 집중해 우려를 덜었지만, 자본금 문제로 대부분의 대출 중단하면서 중·저신용자 고객의 채권만 가지게 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쇼핑머니와 함께 비상금대출 올해 초 재개하면서 중·저신용자의 고객 수가 많아진 상황"이라며 "소액대출의 경우 중저신용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상품의 대출 한도가 크지 않아 부실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등급은 개인이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은 우량 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은행을 운영하며 비슷한 상품을 판매 중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다 고객은 1~2등급이다. 덕분에 건전성 측면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3분기 기준 8개 은행의 가계대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카카오뱅크과 하나은행이 각각 0.20%, 국민은행 0.25%, 우리은행 0.24%, 신한은행 0.33%, 케이뱅크 1.14%, 농협은행 1.87%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부실 여신 리스크가 높아졌지만, 신용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에게까지 대출 문턱을 낮춰 중금리대출 효자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상 정부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포용적 금융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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