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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15년 역사 이끈 허창수 회장, '재계 맏형 리더십'은 계속


입력 2019.12.03 13:58 수정 2019.12.03 14:23        박영국 기자

GS그룹 출범 후 초대 대표이사로 안정적 성장 이끌어

전경련 회장 4연임…앞으로도 재계 버팀목 역할

GS그룹 출범 후 초대 대표이사로 안정적 성장 이끌어
전경련 회장 4연임…앞으로도 재계 버팀목 역할


허창수 GS 회장이 2005년 3월 GS그룹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다. ⓒGS 허창수 GS 회장이 2005년 3월 GS그룹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다. ⓒGS

2005년 GS그룹 출범 이후 15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허창수 회장이 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총수 자리에서 물러난다. 하지만 2011년부터 역임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리는 유지하며 ‘재계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할 예정이다.

3일 GS에 따르면 허창수 회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지난 15년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의 소임은 다했다.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며 용퇴를 선언했다.

허 회장은 GS그룹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계열사인 GS건설 회장으로 건설 경영에 전념할 예정이다. 대외적으로는 전경련 회장직을 계속해서 수행한다.

허 회장은 GS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선생의 3남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48년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서 태어났다.

1977년 LG그룹 기획조정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한 허 회장은 이후 LG상사, LG화학 등 계열사 현장에서 인사, 기획, 해외 영업·관리 업무 등을 거치면서 다양하고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LG전선 회장과 LG건설(현 GS건설) 회장을 역임했다.

1947년 허준구 명예회장이 LG그룹 창업 당시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이래, 구·허씨 양대 가문이 57년간 다져온 창업 동반체제를 이어오는 동안 허 회장은 무역업과 제조업 계열사 현장에서 인사, 기획, 해외 영업·관리 등 직무를 수행하는 등 다양하고 풍부한 실무경험을 쌓아 오면서 LG그룹 내 허씨 가문를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성장했다.

허 회장은 LG시절, 고 구본무 회장과 함께 LG그룹을 원만하게 이끌면서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고 충실하게 소임을 수행해 냈으며, 오랜 기간 해외 사업 현장에서 다져진 국제적 감각과 지식을 경영 전반에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등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 설 수 있도록 이끈 장본인이다.

◆그룹 출범 후 초대 대표이사로 '100년 기업' 토대 마련

구·허씨 가문이 ‘아름다운 이별’로 사업을 분할한 이후 2005년 3월 새로 출범한 GS그룹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허 회장은 특유의 ‘배려와 신뢰의 리더십’으로 ‘밸류 넘버1 GS’를 일궈냈으며 100년 기업의 토대를 마련한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허 회장은 대주주를 대표하면서 출자를 전담하는 지주회사인 (주)GS의 이사회 의장 및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출자 포트폴리오 관리와 사업자회사 성과관리 등에 온 힘을 써왔다.

또한 모든 의사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을 적극 실천하여 세계 최고의 선진 지주회사의 체제를 정립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허 회장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가 경제가 위축되고 불황이 장기화되는 시기에도 공격적 M&A로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 미래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하는 ‘공격 경영’을 펼쳤다.

특히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이 강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국내외 현장을 방문하고 점검하는 ‘현장 경영’을 진두 지휘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국가적 위기를 헤쳐 나갔다.

이런 노력을 통해 허 회장은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개 규모의 GS그룹을 2018년 말 기준,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 규모로 3배 이상 성장시키며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키워냈다.

허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도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라”라는 평소 철학대로 그룹의 성장을 책임질 사업으로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 3대 핵심 사업군을 집중 육성해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했으며 지속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12년 GS그룹의 에너지 중심 사업형 지주회사인 GS에너지를 출범시키고 에너지사업 부문의 책임경영체제 강화와 신성장동력 발굴을 가속화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 대체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신규 성장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에너지 및 석유화학사업의 다각화 및 균형성장을 도모하는 큰 그림을 그렸다.

또한 GS칼텍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고 발전 사업으로의 진출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춰 나갔다.

유통 사업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은 2009년, 최악의 국내 유통 경기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단행해 GS리테일의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매각하고 편의점과 슈퍼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GS홈쇼핑은 인도, 중국, 태국 등 해외 6개국에 진출하여 현지화에 힘쓰는 한편, 신성장동력으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과 유망 투자펀드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했다.

건설 사업의 GS건설도 아파트 브랜드 ‘자이(Xi)’가 고품격 주거 문화의 대표 브랜드로 성공적인 안착을 했으며 최근에는 환기형 공기청정시스템인 시스클라인을 도입하고 아마존 AI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홈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걸 맞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 보이면서 2018년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과시했다.

◆공격적 M&A,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대우조선 포기 용단'도 재평가

허 회장은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판단으로 안으로는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경영을 우선하고 밖으로는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나갔다.

허 회장의 이런 신념에 따라, 2009년 5월 GS는 (주)쌍용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사명 변경을 거쳐 현재의 GS글로벌을 탄생시켰고 GS글로벌이 가진 해외 네트워크 및 트레이딩 역량을 활용해 GS의 기존 네트워크 및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3년 12월에는 그룹의 발전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강화하고, 자원개발 및 해외사업 등에서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STX에너지를 인수해 풍력 발전 및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GS E&R로 탈바꿈시켰다.

반면, 과도한 리스크는 피해가며 그룹의 ‘안정’을 우선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허 회장은 2008년 대우조선 인수전이 한창이던 시점에 전격적으로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이는 허 회장이 조선업과 대우조선에 대한 오랜 사전 연구를 통해 이미 해운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미리 파악하고, 당시 예상되던 인수가격이 비현실적인 가격임을 확신한 데 따른 것이었다.

당시에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지만, 이후 조선경기가 급락하고 우선 협상대상자였던 기업의 인수마저 실패로 돌아가면서 당시 허 회장의 결단이 오히려 진짜 용기 있는 결단이라는 재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허 회장은 GS에너지를 통해 2013년 신평택발전 지분(35%)과 청라에너지 지분(30%)을 인수했으며 2015년에는 인천종합에너지 지분(50%, 18년 추가 20% 지분인수)을 인수하는 등 활발한 인수·합병을 지속해 나갔다.

◆위기 빠진 전경련‘의리와 헌신’리더십으로 지킨 허 회장

허 회장은 재계에도 크나큰 족적을 남겼다. 지난 2011년 반년 넘게 후임자를 찾지 못해 비상체제로 운영됐던 전경련의 제33대 회장으로 취임하고 어수선했던 조직의 안정화에 힘쓰는 한편, 세계 10대 경제 강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경제비전 2030 프로젝트’를 제시하는 등 어려운 국내 경제 여건 속에서도 해외민간 경제외교 활성화와 국내 경제 활성화에 많은 업적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회장의 취임 이후 우리나라 경제는 글로벌 무역 규모 1조달러를 달성한 해가 다섯 차례에 이를 만큼 견조한 성장을 이뤘다. 또한 EU·미국·중국 등 주요 국가들과의 FTA 체결로 경제 규모를 넓혀 가는 등 우리 경제의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

특히, 단절됐던 민간 경제외교를 부활하거나 미개척 국가에 대한 경제협력을 추진한 것이 많았다.

허 회장은 북핵 및 사드 등으로 외교적 긴장감이 지속되던 2017년 10월, 한·미 재계회의와 한·일 재계 회의를 잇달아 성사시켰고 한·미 FTA 개정을 반대하는 ‘공동성명서’ 채택과 한·일 청년 인재 교류 협력에 나서며 다년 간 전경련이 전 세계를 상대로 쌓아온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민간 외교전을 펼쳤다.

또한 허 회장은 2018년, 한국이 수출하는 자동차에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25%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미국 상원의원들에게 이 법의 남용 방지를 위한 법안 입법을 서한을 통해 촉구하기도 했으며, 한·일 재계회의에도 참석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경제계가 공헌해 나간다는 공동성명을 내놓는 등 적극적인 민간 외교 수장의 역할에 힘을 쏟았다.

이 밖에도 허 회장은 다보스포럼 코리아 나이트(Korea Night) 개최, 세계 여러 나라들과 경제 협력위원회를 추진하는 등 취임 이후 지구 17바퀴를 돌며 국가브랜드 제고와 기업의 해외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데 앞장섰다.

현 정부 들어 ‘전경련 패싱’ 논란이 이는 등 전경련의 입지가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도 허 회장은 ‘의리와 헌신’의 리더십으로 전경련을 지켰다.

그는 지난 2월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37대 회장 선임을 수락하며 4번째 연임을 결정했다. 모두가 회장직을 맡길 꺼려하고 주변에서 만류하는데도 불구하고 전경련을 구하기 위해 큰 용단을 내린 것이다.

이 자리에서 허 회장은 “전경련이 2017년 혁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아직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다”며 “앞으로 국민들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의 연임 결정에는 위기에 빠진 전경련 수장의 공백을 외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알려지며 재계에서는 “재계의 어른다운 연임이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책임의 무게를 안고 가는 ‘맏형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앞으로도 허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전경련의 탈바꿈에 지속적인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과거의 사례를 오늘의 지혜로 삼듯, 민간 경제외교와 싱크탱크 역할에 집중해 50여년의 전통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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