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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더 깊어진 빛과 소리의 향연


입력 2019.12.02 10:23 수정 2019.12.02 10:24        이한철 기자
김동률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 뮤직팜 김동률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 뮤직팜

2만 4천여 관객이 한층 더 진화한 빛과 소리의 향연에 감탄을 쏟아냈다.

뮤지션 김동률이 8일 동안 이어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김동률은 지난 11월 22일부터 25일,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총 8회 간 2019 김동률 콘서트 '오래된 노래'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콘서트 '답장' 이후 1년만에 치룬 공연이어서 팬들은 반색했다. 김동률은 지난 2012년 열린 앵콜 2012 김동률 콘서트 '감사'를 성료하고 약 6년 만에 다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찾았다. 예매 시작 2분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한 이번 콘서트 '오래된 노래'는 8일간 2만 4천여명의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20곡의 레파토리로 150분을 거침 없이 내달리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림자'와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를 부르며 공연의 막을 연 김동률은 "정말 좋은 극장에서 회차가 많은 공연을 해 보고 싶었다. 1년 정도 공연 준비를 하는 만큼 이 좋은 기회에 아티스트의 욕심을 한껏 부렸다. 1년 동안 저를 비롯해 밴드와 스태프들이 정말 공들여 준비를 했다. 그 정성이 관객들의 가슴에 잘 닿았으면 좋겠다"며 당부를 전했다.

김동률은 'Nobody' '편지'를 통해 1960년대 뉴욕의 한 재즈바의 느낌을 연출했다. 정동환과 피아노 협연은 관객의 숨을 죽이게 했다. 임헌일, 김동민의 기타 연주로 들려준 '오래된 노래'와 동행 앨범에 수록된 '고백'을 열창하며 김동률은 더욱 관객과의 거리를 좁혔다.

국내 정상급의 피아니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김정원과 협연한 '여름의 끝자락' '청원'은 관객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지난 8월 20일 발표한 싱글 '여름의 끝자락'을 통해 협업한 피아니스트 김정원도 함께했다. 김동률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김정원은 8일 내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라 '여름의 끝자락'과 '청원'을 연주하며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어, '배려'와 '연극'을 통해 김동률은 관객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안내했다. 웅장하고 세련된 편곡이 돋보이는 곡으로 '빛과 소리의 향연'의 정점을 관객에게 각인시켰다. 탱고 리듬이 절정으로 치닫을 때 음향과 조명은 극장 전체를 삼키듯 포효했다. 관객은 터져나갈 듯한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김동률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 뮤직팜 김동률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 뮤직팜

김정원은 8일간 내내 인터미션 무대도 올라 김동률과의 각별한 우정을 선보였다. 김정원은 멘델스존과 쇼팽, 슈만 등의 곡들을 연주하며 단숨에 클래식음악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을 몰입시켰다.

김정원은 "8일간 무대뒤에서 공연을 보았다. 정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한 무대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공연에서 피아노 리사이틀 파트를 맡아서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친구 김동률을 20년 동안 보아왔지만 매번 공연을 할때 마다 얼마나 노력하고 정성을 들이는지 알기 때문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아서 긴장을 많이 한다. 김동률은 시간을 많이 들여서 만들어내는 완성도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장인같은 아티스트다. 친구지만 존경한다."는 말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다시 등장한 김동률은 새롭게 편곡한 '아이처럼'을 선보였다. 김동률은 밴드 소개 대신 밴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의 표현도 잊지 않았다. 이번 공연중에 가장 신나는 노래라 소개한뒤 '출발' 'Train'이 이어졌다. 김동률은 무대, 조명, 음악만 느낄 수 있게끔 중계 화면도 없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김동률은 8일간 '데자뷰' '사랑한다는 말' '낙엽' '사랑한다 말해도'를 별도로 매일 선곡해 관객과 색다른 호흡을 맞췄다.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노래한 '농담'에 이어 '취중진담'은 객석의 큰 울림을 전했다.

김동률은 "취중진담은 23살에 발표한 곡이다. 가수는 나이를 먹는데 노래는 나이를 안 먹어서, 어덜트 버전으로 오랜만에 편곡을 바꿔봤다."고 소개하며 중후함을 얹은 확 달라진 '취중진담'으로 새로운 매력을 선사했다.

이어 '잔향'을 열창한 김동률은 "음악은 일기 같아서 지난 세월동안 함께 작업했었던 고마운 사람들이 떠올랐고. 참 많은 사랑을 받았구나."면서 "아직도 음악은 참 어렵다. 절대 쉬워지지 않는 것 같다. 무대도 항상 떨리고 편하지가 않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겸손할 수 밖에 없으니까.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항상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으니까. 그 아쉬움이 다음 결과물 도모하는데 있어서 의욕과 자극과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면서 "오늘 오신 관객들의 표정을 고스란히 가슴에 담겠다. 그것이 언젠가는 씨앗처럼 싹을 틔우고 자라겠죠. 그러면 저는 무언가를 또 들고 여러분을 찾아뵐 수 있을거라 믿는다. 우리 조만간 조금도 멋지게 조금 더 늙어서 다시 만나자"고 감사해 했다.

'고독한 항해'와 '동반자'를 끝으로 김동률의 150분의 무대는 막을 내렸고 관객은 기립박수로 뜨겁게 화답했다. 노래마다 섬세한 무대 연출과 조명의 미학, 아티스트의 진정성에 관객들은 환호를 잊지 않았다.

콘서트를 열 때마다 완벽 그 자체인 '빛과 소리의 향연'이라는 찬사를 얻은 김동률은 이번에도 결이 다른 공연을 펼쳐냈다. 완벽하게 응집된 연주와 사운드, 악기와 함께 움직인 조명, 새로운 색깔로 변주된 노래, 조심스럽게 털어놓는 진심까지 오롯이 아티스트의 진정성이 구현된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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