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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마주한 민주당의 막말 잔치


입력 2019.12.02 03:00 수정 2019.12.03 09:57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선거법' 우선하는 행태 與野 가릴 것 없어

민주당은 민생 위해 선거법 포기했나

그렇지 않다면 한국당 향한 막말 거둬들여야

'선거법' 우선하는 행태 與野 가릴 것 없어

민주당은 민생 위해 선거법 포기했나

그렇지 않다면 한국당 향한 막말 거둬들여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과 국회의장 민생외면 국회파탄 규탄대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보장, 민생법안 처리, 국회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과 국회의장 민생외면 국회파탄 규탄대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보장, 민생법안 처리, 국회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난 29일 선거법 및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통과를 막기 위해 일괄 필리버스터 신청을 결행했다. 이들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렸던 지난 4월처럼, 한국당을 제외한 4당과의 공조로 표결 처리를 강행하려던 민주당에서는 거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이인영 원내대표 = 군사 쿠데타의 후예다운 전제(專制)적 정치기획이다.

이종걸 의원 = 점점 한국당 의원들이 '괴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 =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 특권 귀족의 상징으로 (생략) 병들고 삐뚤어진 가짜 엄마일 뿐이다.

이재정 대변인 = 이대로 살인자가 되겠습니까. 우리 모두 살인자예요.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이 제 밥그릇과 직결된 선거법 저지를 위해 민생이고 생명이고 안면몰수했다'며 이 같은 말들을 쏟아냈다. 적절한가 의문이다.


필리버스터는 의회 안에서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뤄지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다. 그동안 민주당이 제1야당인 한국당을 패싱하고 '게임의 규칙'인 선거법을 강행 처리해왔다는 점을 상기하면, 민주당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자초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이번 대립의 본질은 선거법과 공수처법이다. 정쟁, 말 그대로 정치에서의 싸움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카운터 파트너'인 야당을 "쿠데타의 후예, "괴물"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과 이재정 대변인은 '가짜엄마', '살인자' 등의 단어를 통해 이번 정쟁을 '민식이법'과 연결지었다.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민주당은 본회의 무산으로 이에 대응했다. '민식이법' 등의 국회 통과 불발은 여야의 합작품이었는데, 교묘하게 이를 한국당 일방의 탓으로 돌린 것이다.


총선 승리라는 정당의 목표를 두고 벌이는 여야간 정쟁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 태도가 없는 막말은 아쉽다. 특히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거나, 특정 법안의 처리 문제를 일방의 잘못으로 매도하는 듯한 태도는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한다.


민주당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를 위해 이미 한국당을 공공연히 '패싱'해왔다. 한국당을 제외한 '4(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1(대안신당)' 협의체는 이미 지난 27일 첫 회의를 연 바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조차 "선거법을 일방 처리했는데, 한국당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가 날 것"이라고 말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슬기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이슬기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이제 민주당에 묻고 싶다. 민주당은 민생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선거법 개정안을 포기할 수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한국당에 대한 이같은 막말은 거둬들여야 마땅할 듯하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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