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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측근 실세' 유재수 연루 의혹 어디까지


입력 2019.12.01 03:00 수정 2019.12.01 07:48        강현태 기자

도덕성 강조한 文정부도 '측근 실세' 의혹

'3철'의 이호철, 천경득 행정관 등 연루 의혹

도덕성 강조한 文정부도 '측근 실세' 의혹
'3철'의 이호철, 천경득 행정관 등 연루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적폐청산을 국정과제 1호로 내세우며 도덕성을 유달리 강조해온 문재인정부에도 '실세 측근' 의혹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이호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어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애초에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통해 절차대로 처리될 수 있었다. 실제로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장관은 유 전 부시장 비위에 대해 '강도 높은 감찰'을 주문했다고 한다.

유 전 부시장의 휴대폰 포렌식까지 이끌어낸 조 전 장관이지만, 2개월 만에 돌연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유 전 부시장과 관련한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하소연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담당한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윗선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서관은 현재 사의를 표하고 청와대에 출근도 하지 않는 상황이다.

박 비서관이 언급한 '윗선'이 누구냐를 두고 검찰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야권에선 문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3철'의 이호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3철'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전해철 민주당 의원과 함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일컫는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게 누구냐가 (의혹의) 주된 포인트"라며, 이호철 전 수석을 언급한 바 있다.

곽 의원은 감찰 무마와 "관련해 생각할 수 있는 게, 그를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데려간 사람이 누구고 왜 데려갔느냐"라며 "부산시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추진했는데, 이 사업은 당초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철호 울산시장도 추진했으나 부산시가 유치했다. 유 전 부시장과 3철 중 한 명이라는 이모 씨의 영향력이 더 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곽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최근 3철 가운데 한 분이 지난 25일 중국으로 출국했다"며 "이분이 주변에 '시끄러운 일이 발생해서 피해있겠다'고 했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수석이 "'사정이 복잡해져서 간다'고 하고 (중국에) 갔다는데, 최근에 복잡해질 만한 사안은 유 전 부시장이 제일 유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호철 전 수석에 이어 최근에는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때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천경득 선임행정관역시 청와대내 '측근'이자 '실세'로 분류된다는 것이 야권의 분석이다.

검찰은 최근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전 반장으로부터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을 요구한 인물은 천경득 선임행정관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이 진행되던 지난 2017년말 천 선임행정관이 식사를 하자며 이 전 반장을 불러내 "피아 구분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같은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여권이 그간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견제해야 한다'며 검찰개혁을 강조해왔지만, 역사를 돌이켜볼 때 '견제 사각지대'에 놓여 문제를 반복적으로 발생시켰던 '측근 실세'라는 문제가 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측근 실세'와 유사한 개념인 '문고리 권력'을 '델피의 신탁'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그는 한 토론회에서 "청와대 내부를 들여다보니 뭔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며 "'델피의 신탁'처럼 신은 강림하지 않고 사제들이 신의 뜻을 전한다는 식으로 (대통령 최측근) 문고리 3인방이 정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측근 실세'의 폐해는 역대 정권에서 끊임없이 반복돼온 구조적 문제다. YS 차남 김현철 씨로부터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까지, 문민정부 이래 어떤 정권도 이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총무비서관실로까지 번진 이번 의혹의 추이가 예사롭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이상일 전 의원은 "천경득 행정관은 지난 대선 캠프에서도 활동한 문 대통령의 측근"이라며 "유재수 전 부시장을 부산으로 데려오게 한 분이 이호철 전 수석인데, 그분과 천경득 행정관이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이미 천경득 행정관이 유재수 전 부시장과 텔레그램으로 주고받은 문자까지 그 당시의 특별감찰을 하면서 다 확인됐다는 것 아니냐"며 "총무비서관실 소속인데 금융위원회 인사에까지 개입한 것은 월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임행정관이지만 청와대 내에서도 상당한 실세가 아니냐"며 "천경득 행정관이 어떤 역할까지 했는지 더 확인이 돼야 할텐데, 아마 검찰이 이제 곧 부를 것"이라고 소환조사의 여파가 현 정권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까지 덮쳐갈 것으로 전망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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