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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첫 인사 키워드...안정 속 변화(종합)


입력 2019.11.29 16:54 수정 2019.11.29 18:06        이홍석 기자

대한항공, 석태수 부회장 빠지고 우기홍 사장 체제로

한진·한국공항 등에 새 인물로 세대교체-지배력 강화

임원 20% 감축-4단계 축소로 긴축경영-효율성 제고

대한항공, 석태수 부회장 빠지고 우기홍 사장 체제로
한진·한국공항 등에 새 인물로 세대교체-지배력 강화
임원 20% 감축-4단계 축소로 긴축경영-효율성 제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총수로 취임한 후 첫 인사에서 안정 속 변화를 꾀했다. 부친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커진 조직리스크 최소화를 염두에 두면서도 자신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29일 한진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이날 회장 취임 7개월여만에 단행된 첫 인사에서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 진에어, 한진정보통신 등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이번 인사에서 안정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범주 안에서 최대한 변화를 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안정 다지며 젊은 인재로 지배력 강화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에서는 우기홍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지난 2017년 3월 대표이사에 오른 우기홍 사장은 여객사업본부장을 역임한 항공 전문가로 이번 인사로 조원태 회장이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 조양호 회장 최측근으로 2인자로 통칭되던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이 물러나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직만 맡기로 하면서 우 사장에게 전권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석 부회장은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대한항공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1955년생인 석 부회장 대신 1962년생인 우 사장이 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도 꾀했다.

이러한 세대교체 흐름은 다른 계열사 인사에서도 나타났다. 서용원 한진 사장과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이 용퇴하면서 대한항공 출신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한진 대표로는 노삼석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이 부사장 승진과 함께 선임됐으며 유종석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 전무는 한국공항 대표로 임명됐다.

조 회장으로서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대한항공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면서 그룹 계열사들에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세대교체와 그룹 전반적으로 결속력을 다지며 안정도 꾀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젋고 유능한 인재를 중용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정착, 미래 성장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조직 슬림화 통한 내부 경쟁력 제고 나서

이와함께 조직 슬림화를 통한 내부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사장 이하 임원 직위체계를 기존 6단계(사장·부사장·전무A·전무B·상무·상무보)에서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줄여 불필요한 결재 라인을 간소화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통해 임원수를 20% 이상 감축했다.

이는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조직을 다잡고 내부 긴장감을 높여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조 회장의 전략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된 현지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항공·호텔·여행 등 핵심사업을 제외한 사업들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비용절감과 긴축경영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이번 인사에서 임원 승진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부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6명, 상무 6명 등 총 16명의 임원 승진이 이뤄졌는데 지난 2017년(53명)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2년만에 이뤄진 인사에서 임원 승진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은 내년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이뤄진 선제적 조치”라며 “앞으로 철저히 성과주의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관심을 모았던 고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현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깜짝 복귀를 시도했지만 그해 4월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당시 진에어 부사장)의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달만에 자리를 물러난 바 있다.

정작 당사자인 조 전무가 지난 6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이자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약 14개월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터라 조 전 부사장도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일단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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