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SK에너지, 국내 첫 정유공장서 ‘친환경 설비’로 새 역사 쓴다


입력 2019.12.01 14:00 수정 2019.11.29 11:33        울산 = 데일리안 조재학 기자

내년 1월 기계적 준공…시운전 거쳐 3월 상업생산

저유황유 일일 3.4만배럴 생산…“2000억~3000억원 수익 기대”

S-프로젝트…SK그룹의 정신 ‘슈펙스’ 추구

경제‧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DBL 경영’ 첨병

내년 1월 기계적 준공…시운전 거쳐 3월 상업생산
저유황유 일일 3.4만배럴 생산…“2000억~3000억원 수익 기대”
S-프로젝트…SK그룹의 정신 ‘슈펙스’ 추구
경제‧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DBL 경영’ 첨병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SK에너지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SK에너지

지난 27일 국내 첫 정유공장인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에서는 친환경 설비(VRDS)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높이 솟은 반응기(Reactor)에 연관 공정을 연결하는 배관작업과 계기 및 보온재 설치 작업 등이 진행됐다.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가 준공되면 1964년 4월 1일 우리나라에서 처음 정유공장이 가동된 울산CLX에서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친환경 설비 건설로 정유 역사를 새로 쓰는 것이다. 상압 잔사유(AR)가 아닌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은 VRDS가 처음이라는 게 SK에너지 측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약 1조원을 투입, VRDS를 건설하고 있다.

VRDS는 아스팔트 등에 쓰이는 저가제품인 VR에서 황을 제거해 경유‧액화석유가스(LPG)‧나프타를 비롯한 저유황유 등 고부가제품을 생산하는 고도화 설비다. 해상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강화되는 ‘IMO 환경규제’에 부합하는 연료공급을 위한 제조 공정인 것이다.

현재 프로젝트 진척도는 98%에 달하며, 내년 1월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2개월간의 시운전을 거쳐 3월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VRDS가 준공되면 시황에 따라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VRDS에서는 하루 평균 4만배럴의 저유황유(경유‧LPG‧나프타 등 포함)를 생산하며, SRP(황 회수 설비)를 통해 일일 400t의 황을 회수한다. 회수된 용융황(molten sulfur)은 비료공장 등에 판매된다.

울산CLX 모형.ⓒ데일리안 울산CLX 모형.ⓒ데일리안

VRDS가 본격 가동되는 내년 3월 이후 울산CLX 내 생산량에 변화가 생긴다. 저유황유와 용융황 생산은 늘어나고 아스팔트는 줄어들게 된다. 아스팔트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VR을 고도화 설비로 공정한 결과다.

문상필 SK에너지 공정혁신실장은 “저유황유(황 함량 0.5% 이하)는 3월 이후 일일 3만4000배럴 생산되며, 경유‧LPG‧나프타 등도 생산량이 늘어난다”며 “용융황 생산도 연간 60만t에서 70만t으로 증가되고, 아스팔트는 일일 5만배럴에서 2만배럴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그린 이노베이션’이라는 전략 아래 VRDS의 친환경 전략 투자를 통해 사업 본연의 경제적 가치 증진은 물론 환경분야의 사회적가치 창출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VRDS 공사는 ‘S-프로젝트’로 불린다. VRDS의 S, 저유황(Low Sulphur)의 S, SK그룹의 정신인 수펙스(SUPEX‧Super Excellent)의 S 등 여러 의미를 담았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번 S-프로젝트는 VRDS, 저유황 등의 의미를 담은 S를 따와 명명했다”며 “그룹의 정신인 수펙스 추구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자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S-프로젝트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08년 약 2조원을 투자해 가동을 시작한 제2고도화설비(FCC) 이후 최대 규모로 투자하는 석유사업이다.

실제로 토목공사를 위한 콘트리트 부피는 2만8000㎥에 이른다. 이를 운반하려면 레미콘 4700대가 필요한 규모다. 설비를 연결하는 배관 길이는 총 240㎞로, 북한산 배운대 높이의 287배에 달한다. 또 전기‧계장 공사에 들어간 케이블 길이는 1100㎞로, 서울-울산간 거리의 3배 수준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대규모 노동력도 투입됐다. 총 33개 업체가 시공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 평균 1300명, 누적 88만명의 근로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피크 때는 일일 3500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현장에서 땀을 흘렸다.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SK에너지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SK에너지

S-프로젝트는 당초 내년 6월 준공을 목표했다. 하지만 IMO 환경규제 시행시점(내년 1월 1일)과 제품생산 간의 믹스매치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어 조기가동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SK에너지는 ▲엄격한 안전‧보건‧환경(SHE) 관리 ▲설계‧구매‧건설 기간 단축 ▲완벽한 품질관리 실행 등을 통해 완공 시점을 3개월가량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IMO 환경규제에 따른 VRDS 가동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PIRA, Facts Global 등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2019년 전망 자료를 통해 2020년 이후 대체돼야 하는 선박용 고유황유 규모가 일 350만배럴에 이르며, 이중 약 56%인 200만배럴이 저유황유 또는 선박용 경유로 대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유가 변동성 확대 및 글로벌 수요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에너지 석유사업에 친환경 저유황유 사업이 새로운 성장과 수익 창출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VRDS는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바텀라인(DBL) 경영’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가 생산하게 될 저유황유는 기존 고유황유 대비 황함량이 7분의 1에 불과하다. 고유황유를 저유황유로 대체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은 1t당 24.5kg에서 3.5kg로 약 86% 저감효과가 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VRDS를 기반으로 IMO 환경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동북아 지역 내 해상 연료유 사업 강자로 도약할 것”이라며 “친환경 그린 이노베이션 전략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을 지속 개발해 DBL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재학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