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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한숨 깊어진다…바닥 뚫은 ‘마이너스’ 정제마진


입력 2019.11.27 06:00 수정 2019.11.27 00:13        조재학 기자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부진에 공급과잉까지

11월 셋째 주 정제마진 -0.6달러로 곤두박질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부진에 공급과잉까지
11월 셋째 주 정제마진 -0.6달러로 곤두박질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핵심설비로 잔사유 탈황공정(RHDS)과 잔사유 분해공정(HS-FCC) 구성된다.ⓒ에쓰오일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핵심설비로 잔사유 탈황공정(RHDS)과 잔사유 분해공정(HS-FCC) 구성된다.ⓒ에쓰오일

정제마진이 국내 정유사 손익분기점 아래를 밑돌다가 마이너스(-)대로 추락했다. 정유사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최악의 수준을 보이면서 올 4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이달 셋째 주 배럴당 -0.6달러로 집계됐다. 주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1년 6월 첫째 주(-0.5달러/bbl) 이후 18년만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제마진이 올라가면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내리면 그 반대다. 국내 정유사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정제마진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여 왔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해 수요는 부진한 반면 중국과 미국의 정유공장 가동률이 늘어 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요부진에 공급과잉이 겹쳐 정제마진 악화를 초래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원유수입은 사상최대로, 정유공장 가동률도 연중 최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정유사 역시 셰일오일 증산에 힘입어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탓에 낮은 원유가격에도 수요는 크게 늘지 않고 있어 정제마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정유공장 가동률 증가로 늘어난 정유제품이 아시아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므로 정제마진 악화는 예견됐다”고 말했다.

당초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하반기에는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IMO는 내년부터 해상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선박회사들의 IMO 규제를 대비한 재고비축수요가 선제적으로 발생하면서 경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수요 확대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IMO 환경규제에 대응해 글로벌 정유사들이 경유 생산을 늘리며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서 정제마진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황유로 수요가 몰려 (고유황유인) 벙커C유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며 “저유황유인 경유 가격은 올라야 하는데 오히려 동반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정유사 들이 경유 생산을 늘려 공급과잉이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벙커C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국내 정유사의 수익성 악화를 다소 완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정유사들은 일반 정제설비 가동시 나오는 벙커C유와 같은 잔사유를 휘발유‧등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고도화 설비를 갖췄기 때문이다. 벙커C유 가격이 낮을수록 수익성은 높아지는 셈이다.

국내 정유사의 고도화율은 매우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기준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이 40.6%로 국내 최고 수준이며, GS칼텍스(34.3%), 에쓰오일(33.8%), SK이노베이션(29%) 등도 높은 고도화율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미국 셰일오일 증산으로 정유사 가동률이 증가하며넛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은 증가할 것”이라며 “IMO 환경규제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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