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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에도 실적 선방...카드사 '부익부 빈익빈' 더 키웠다


입력 2019.11.19 06:00 수정 2019.11.18 17:35        배근미 기자

3분기 누적 순익 1.4조원…하위사 마이너스성장 불구 대형사 실적 '호전'

'수익다각화 노력' 규모 따라 희비…"향후 2~3년내 현 구조로 수익 못 내"

3분기 누적 순익 1.4조원…하위사 마이너스성장 불구 대형사 실적 '호전'
'수익다각화 노력' 규모 따라 희비…"향후 2~3년내 현 구조로 수익 못 내"


올해 초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큰 폭으로 인하된 가운데 국내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이 일제히 발표됐다. 수수료 감소로 신용판매 수익이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게 된 중소형사들과 달리 일부 대형카드사들은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올해 초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큰 폭으로 인하된 가운데 국내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이 일제히 발표됐다. 수수료 감소로 신용판매 수익이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게 된 중소형사들과 달리 일부 대형카드사들은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역대급 최저 수수료가 적용된 카드사들의 실적 이분화 현상이 더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감소로 신용판매 수익이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게 된 중소형사들과 달리 일부 대형카드사들은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19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의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조39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카드사들의 3분기 한정 당기순익은 1년 전보다 8.4% 상승한 438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 업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전망과는 사뭇 다른 수치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세가 업계 전체의 실적 개선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카드사 가운데서도 규모가 큰 신한과 삼성, KB국민 등 3대 카드사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9448억원의 누적 순익을 시현하며 업계 전체의 실적 개선세를 견인했다. 실제로 누적 순익 규모가 전년 대비 4.4% 상승한 업계 1위 신한카드(4111억원)를 필두로 삼성카드(2827억원, 2.8%↑), KB국민카드(2510억원, 2.2%↑)가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이같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낸 중하위권 카드사들의 표정은 한층 암울해진 상태다. 실제로 시장 점유율 8.2%로 업계 꼴지인 하나카드는 수수료 순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누적 당기순이익이 498억원에 머물렀다. 3분기 순익 역시 43.2% 급감한 162억원에 그쳤다. 매각 이슈로 일회성 요인(임직원 위로금 등)이 더해진 롯데카드는 3분기 당기순손실(-56억원), 누적 당기순이익은 41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같은 카드업계 내 뚜렷해진 양극화 배경에는 개별사마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대응 여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형 카드사들의 경우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 축소와 점포 축소와 같은 비용절감은 물론 할부금융과 리스, 해외사업 등을 통해 다방면에 걸친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한결 원활하다.

실제로 실적 성장세가 뚜렷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은 본업인 '카드사업'에서 줄어든 수수료 인하분을 일찌감치 진출한 자동차할부 등 각종 할부금융과 리스부문 등 강화를 통해 메우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가맹점 수수료 수익 의존도가 높은 중하위 카드사의 경우 규모의 경제 확보가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마케팅 여력이 적어 실적 방어가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한계점이 노출된다. 특히 자산규모가 적은 중소형 카드사 대부분 레버리지비율이 한계점인 6배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도 할부금융과 각종 대출과 같은 수익성자산을 늘리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정책에 상응하는 레버리지 규제 완화 등을 요청했지만 업계 이견 등으로 인해 좀처럼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신용카드사 현황 점검 및 이슈 분석' 보고서를 통해서도 이같은 카드업계 양극화 기조에 대해 언급했다. 김서연 나신평 연구원은 "업체별로 사업지위, 고객 기반 및 사업전략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대응 여력이 서로 상이해 수수료율 인하 전후로 회사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현재 중하위권 카드사들이 최전방에서 겪고 있는 순익 하락이 향후 2~3년 내 대형 카드사에도 불어닥칠 수 있다는 점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지난 주 열린 여신금융포럼에서 "지급결제부문은 이미 적자상태에 이르렀고, 카드업계의 비용감축 노력은 조만간 한계에 이를 것"이라며 정책·금융당국에 규제 완화와 핀테크 업체와의 규제 역차별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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