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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조선사 보릿고개 지속…"3분기 발주 줄고 가격은 떨어지고"


입력 2019.11.20 06:00 수정 2019.11.18 17:39        조인영 기자

3분기 중형조선사 수주 4척…전년비 24.7% 줄어

발주 감소·선가 하락·구조조정 3중고…"기술·영업지원 시급"

3분기 중형조선사 수주 4척…전년비 24.7% 줄어
발주 감소·선가 하락·구조조정 3중고…"기술·영업지원 시급"


STX조선해양 40만톤 초대형 광석 운반선.ⓒ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 40만톤 초대형 광석 운반선.ⓒSTX조선해양

중형조선사들이 발주 감소, 선가 하락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재무건전성을 이유로 은행들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꺼려하는 데다 조선사들을 위한 특화 기술 육성 및 영업 지원 등 구체적인 대안마저 없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수주량은 5척(12만CGT, 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한 실적이다. 5척은 대한조선이 아프라막스급 탱커(유조선) 2척, STX조선 MR탱커 2척, 대선조선 연안여객선 1척이다.

중형조선소는 상선 길이 100m 이상이며 1만DWT(재화중량톤수)급 이상 또는 이에 상응하는 특수선을 건조하는 조선소를 말한다. 국내에는 한진중공업, STX조선, 대한조선, 대선조선 등이 있다.

수주 감소는 글로벌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으로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있는 조선사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3분기 발주량은 83척(177만CGT)으로 전년 동기 보다 49.1% 급감했다.

중형급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발주가 모두 감소한 반면 국내 중형조선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중형 탱커 발주는 소폭이나마 증가했다.

조선 시황 저조에 선박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10만~15만t급인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선가는 8월 5100만달러에서 9월엔 50만달러 떨어진 5050만달러를 기록했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벌크선 신조선 가격은 1월 브라질 댐 붕괴 사고 직후에도 가격을 유지했으나 발주 감소와 후판가격 하락 등이 반영되며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점유율ⓒ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점유율ⓒ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중형 컨테이너선은 수요가 양호했던 1분기엔 상승 흐름을 보이다 3분기 들어 수요가 위축되면서 피더선(3000TEU 이하 중소형 선박)은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중형 탱커는 그나마 가격 변동이 없었다.

수주 감소로 중형조선사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수주점유율은 3.4%(CGT 기준)로 전년 동기 3.8% 대비 0.4%포인트 떨어졌으며 누적수주액은 7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7.5% 감소했다.

중형조선사들의 수주액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전년 동기 4.5%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3분기 기준 중형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47척(101만3000CGT)로 전분기 보다 2.2% 늘었다. 이는 수주 증가가 원인이 아니라 건조·인도량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중형 시장은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발주가 저조할 뿐 아니라 조선사 체력 마저 바닥난 상태에서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수요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형 조선사들은 1~2개사 외에는 구조조정으로 정상 조업이 힘들고 그마저도 은행들이 건전성을 이유로 RG 발급을 꺼려하고 있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사들이 합종연횡으로 살 길을 모색하는 것과 달리 중형사들은 핵심인력 이탈, 잦은 구조조정으로 자력생존이 어려워진 만큼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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