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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모르쇠' 일관하던 엠넷, 스스로 몰락 택했다


입력 2019.11.17 08:25 수정 2019.11.17 09:14        이한철 기자

의혹 부인하더니 제작진과 선 긋기

결국 사실로 드러난 조작, 뒷북 사과

의혹 부인하더니 제작진과 선 긋기
결국 사실로 드러난 조작, 뒷북 사과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프듀X)의 안준영 PD가 구속됐다. ⓒ 연합뉴스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프듀X)의 안준영 PD가 구속됐다. ⓒ 연합뉴스

간판 PD의 일탈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Mnet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몰락의 길에 들어선 Mnet이 돌아갈 길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오디션 왕국 Mnet을 이끌었던 안준영 PD는 "프로듀스X101(프로듀스X)과 '프로듀스48'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프로듀스101' 시즌1·2에 대해선 조작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경찰은 최근 시청자 투표 데이터와 최종 결과가 달라진 정황을 발견하고 추가 수사에 돌입한 상황이다.

안준영 PD는 구속 후 조사 과정에서 기존 진술을 뒤집고 추가 혐의에 대해서 일부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핵심 관련자의 구속으로 어느 정도 일단락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또 다른 변수가 생긴 셈이다.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가 PD뿐만 아니라 Mnet 고위 관계자를 향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어디까지 추락할지 현재로선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엄밀히 말해 이같은 몰락은 Mnet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이번 사안에 지나칠 정도로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Mnet은 '프듀X' 득표수에 대한 조작 의혹이 최초 제기됐을 때부터 "집계 과정에 오류가 있었을 뿐 최종 순위에 변동은 없었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또 시청자들이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Mnet과 제작진에 대한 고발에 나서자, 제작진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진정한 사과나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론 담당 PD에 대한 강한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었을 것이다. 또 자체 조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거듭된 의혹 제기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안일한 자세로 대응해왔음은 분명하다.

앨범 발매를 준비하던 아이즈원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 데일리안 앨범 발매를 준비하던 아이즈원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 데일리안

조금 더 심각하게 사태를 받아들이고 발 빠른 조치에 나섰다면, 후폭풍은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컴백 준비에 나섰다는 것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엿볼 수 있다.

이번 사태로 사실상 모든 활동이 중단된 아이즈원과 엑스원 멤버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Mnet으로선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이들에 대한 활동 계획은 보류할 필요가 있었다.

Mnet은 모든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은 뒤에야 부랴부랴 사과에 나섰다. Mnet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겠다"며 피해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만이 생각나는 뒷북 조치에 불과하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특히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대해선 '오디션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뒤따랐다.

Mnet은 지난 2009년 '슈퍼스타K'를 선보인 이후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며 '오디션 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조작 왕국'이라는 악명이 따라다니게 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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