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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이대성' 전주KCC, 앞선 조합의 해법은?


입력 2019.11.13 12:17 수정 2019.11.13 12:1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객원기자

빅딜 트레이드 효과 극대화 위해 '로테이션' 운용

이대성은 12일 원주DB전에서 KCC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했다. ⓒ 연합뉴스 이대성은 12일 원주DB전에서 KCC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했다. ⓒ 연합뉴스

최근 프로농구(KBL)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팀은 단연 전주 KCC다.

KCC는 지난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2: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리온 윌리엄스(33·197cm), 박지훈(30·193cm), 김국찬(23·191cm), 김세창(22·182cm)을 내주면서 이대성(29·193cm), 라건아(30·199cm)를 안았다.

팀내 최고 유망주 중 하나인 김국찬과 써보지도 못한 루키 김세창까지 떠나보냈지만 받아온 카드가 너무 세다. 이대성-라건아는 모비스의 원투펀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추가 트레이드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KCC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트레이드”라며 “이번 빅딜과 관련된 후속 트레이드나 정해진 금액 하에서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영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기존 이정현, 송교창에 이대성, 라건아가 가세하면서 KCC는 일약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전창진 신임 감독이 지휘하는 KCC는 올 시즌 초반 선전하고 있지만 원주 DB, 인천 전자랜드, 서울 SK 등 강력한 우승후보들에 비하면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빅딜로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어디까지나 이름값에 따른 예상이다.

이정현, 이대성, 라건아는 명실상부한 국가대표팀의 핵심전력이며, 물이 오른 송교창 또한 국가대표 차세대 주전 3번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리그 경험이 풍부한 찰스 로드(34·200cm)까지 합류, 이름값만큼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이 있다. 단체 스포츠인 농구에서 강팀이 되려면 각 포지션별 유기적 움직임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일으켜야 한다. 균열이 생기면 빅네임들도 팀 전력을 구축해도 모래성 같이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 점에서 빅딜 후 첫 경기는 큰 주목을 받았다. 12일 전주실내체육관서 열린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2라운드 원주DB와의 홈경기에서 라건아-이대성은 데뷔전을 치렀다.

라건아는 검증된 빅맨답게 32분 33초를 뛰며 22득점, 1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다. 문제는 이대성이다. 무려 8개의 외곽슛을 시도했지만 1개도 성공하지 못했다. 득점 없이 2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그쳤다. 최근 경기에서 컨디션이 살아나는 듯했지만, 높은 관심에 부담을 느낀 듯 평소보다 몸이 무거워보였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을 펼쳤던 이대성이 남은 경기에서도 계속 부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KCC로서는 새로운 전력 이대성과 기존 에이스 이정현을 놓고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둘은 공을 오래 소유하는데 익숙하고, 주 포지션 역시 같은 2번(슈팅가드)이다. 상황에 따라 한 선수가 살아나면 다른 한 선수가 작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KCC는 전통적으로 가드를 중요시하는 농구를 펼쳐왔다. 신선우 감독 때는 걱정이 없었다. ‘컴퓨터 가드’ 이상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맨 리딩이 가능했던 이상민의 존재로 정진영, 최명도, 표명일 등을 활용해 체력관리를 했다.

허재 감독은 각자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가드 이용이 빛났다. 압박에 약한 임재현을 슈팅가드처럼 활용해 부담을 줄여 부활시킨 것을 비롯해 수비 원툴 신명호를 앞선의 스토퍼로 활용하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반면 추승균, 스테이시 오그먼 등은 가드의 역량과 수비 매치업에 관계없이 고집스럽게 단신 가드를 무조건적으로 코트에 세우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당시 KCC는 양동근, 김선형 등 파워풀한 상대 가드진에 앞선이 붕괴되는 어려움을 자주 겪었다.

현재 KCC는 1번 라인에 어려움이 많다. 골밑문제는 라건아, 로드의 존재로 인해 상당부분 해소됐지만 포인트가드는 확실한 적임자가 없다. 시즌 초 전창진 감독은 싹수가 보이는 유현준(22·178cm)을 주전 1번으로 적극 밀어줬다. 아쉽게도 유현준은 부상으로 이탈했고, 2번에 가까운 장신가드 정창영(31·193cm)이나 노장 박성진(33·182cm)을 활용해야 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1번은 공격의 시발점이 되어야 하는데 정찬영은 수비와 활동량이 강점이고, 박성진은 공격형이면서 전성기가 지났다. 전 감독은 최근 이정현은 물론 포워드 송교창 등 볼 간수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1번으로 활용해 로테이션을 꾸려나가는 파격적인 행보까지 보였다.

국가대표 슈팅가드 이정현과 이대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창진 감독 선택이 주목된다. ⓒ 뉴시스 국가대표 슈팅가드 이정현과 이대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창진 감독 선택이 주목된다. ⓒ 뉴시스

억지로 1번 포지션을 끼워 맞춰 득보다 큰 실을 감수하기 보다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좀 더 많이 코트에 내보내는 쪽을 선택했다. 더욱이 KCC는 골밑이 강한 팀은 아니라 이정현, 송교창 등이 1번을 볼 경우 앞선의 높이가 올라간다는 장점도 있다. 다른 포지션도 어느 정도 소화하게 하면서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활용하는 전창진표 토탈농구의 단면이다.

하지만 이제는 송교창까지 포인트가드를 보지 않아도 된다. 이대성이라는 국가대표 가드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개인기와 볼 간수 능력이 좋다는 점에서 이대성, 이정현 모두 1번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모두 코트에 나오려면 한 명은 1번 포지션을 맡아야 한다. DB전에서도 알 수 있듯, 우선은 이대성이 1번을 주로 맡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예상된 그림이다. 이대성은 빼어난 운동능력과 활동량을 자랑하는 선수다. 플레이 스타일 역시 본인이 공을 많이 만지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타입이다. 반면 이정현은 이대성과 같은 에이스 본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다. 워낙 센스가 좋아 빈공간을 찾아다니며 슈터 역할도 가능하며 보조리딩에도 능하다.

이대성이 1번으로서의 능력이 더 좋아서가 아닌 다재다능한 이정현이 함께하기에 가능한 조합이다. 생각보다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경우, 전 감독의 성향상 두 선수가 따로따로 나와 각자 1번 역할을 하는 그림도 그릴 수 있다. 최대한 함께하는 시간을 줄여 이대성 팀, 이정현 팀으로 나눈 로테이션 운용이다.

국가대표 슈팅가드 이정현과 이대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창진 감독 선택이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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