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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매각하는 금호, 재계 60위권 밖 '중견기업' 전락


입력 2019.11.12 15:05 수정 2019.11.12 15:26        박영국 기자

HDC그룹은 아시아나 인수시 재계 서열 33→20위권 내로 도약

HDC그룹은 아시아나 인수시 재계 서열 33→20위권 내로 도약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한때 ‘10대 그룹’에 이름을 올렸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조만간 핵심 계열사들을 잃고 중견기업 수준으로 전락하게 됐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31.05%)와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세이버·금호리조트 등 6개 계열사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에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 2개 계열사만 남아 재계 순위도 6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그룹명에서 ‘아시아나’를 유지할 당위성도 사라지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7조1833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 10조7150억원의 67%를 차지한다.

그룹에 남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작년 매출은 각각 1조3767억원, 4232억원으로 2조원에도 못 미친다. 금호산업은 국내 건설사 중에서도 시공평가 기준 20위권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자산 규모는 작년 말 연결기준 아시아나항공이 8조1911억원으로 그룹 총자산(12조7555억원)의 64%를 차지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나가면 자산 규모는 3분의 1 수준인 4조5000억원대로 쪼그라든다. 이는 재계 6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재계 60위 한솔의 자산 규모가 5조1000억원이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 당시 그룹 자산 규모 26조원으로 재계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충분한 자금 없이 무리하게 덩치를 키운 게 결국 독이 됐다. 그룹의 차입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닥치며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경영권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은 매각됐다.

박삼구 전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하면서 그룹 재건에 나섰지만, 지난해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내주고 이번에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하면서 결국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HDC그룹은 재계 서열이 크게 오르게 됐다. HDC그룹은 지주사 전환에 따른 유상증자 효과 등으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자산 규모 10조원을 넘기면서 재계 순위 33위에 올랐으며,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을 얻게 되면 재계 순위 20위권 내로 도약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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