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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파격 실험…화장품 대신 명품매장, 온라인은 프리미엄으로


입력 2019.11.12 06:00 수정 2019.11.11 17:38        최승근 기자

20~30대 직원들이 경영진 멘토로…최신 트렌드 등 젊은 문화 전수

제살 깎아먹기식 최저가 경쟁 대신 ‘명품’으로 차별화

20~30대 직원들이 경영진 멘토로…최신 트렌드 등 젊은 문화 전수
제살 깎아먹기식 최저가 경쟁 대신 ‘명품’으로 차별화


롯데몰 김포공항점에서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의 누적 방문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롯데쇼핑 롯데몰 김포공항점에서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의 누적 방문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롯데쇼핑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롯데백화점이 혁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백화점의 얼굴로 불리는 1층 매장에 화장품 대신 명품 매장을 입점시키고, 최저가 경쟁 일색인 온라인에서는 프리미엄 정책으로 차별화 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또 온라인에 비해 의사결정이 늦다는 단점을 상쇄하기 위한 조직 및 조직 문화 개편작업도 동시에 추진한다.

1979년 12월 서울 소공동에 ‘롯데쇼핑센터’를 오픈하며 유통업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영업 첫 해인 1980년 45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동종업계 1위에 오른 이후, 지난 40년간 대한민국 백화점업계 선두자리를 지켜왔다.

1983년에는 누적 방문 고객 수가 1억명을 넘어섰으며, 1991년에는 유통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또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의 공식 백화점으로 지정돼 전 세계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온라인 중심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신규출점 제한 등 정부 규제로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지난 2분기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의 적자전환에 이어 3분기에는 롯데쇼핑이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공간, 브랜드, 조직문화 등 3가지 혁신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각종 규제와 경기부진 그리고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면서 각 업계 1위 업체들도 생존을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선 셈이다.

우선 차별화된 판매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부를 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바꾼다.

롯데백화점은 아시아 최초로 김포공항점에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진행하며 체험형 공간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쥬라기 월드 특별전’에는 오픈 이후 4개월 간 20만명이 넘는 고객이 다녀갔으며, 특히 신규 고객 유입에 있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김포공항점의 신규 고객 유입률은 67.7%로 다른 점포에 비해 25%p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트렌드 양극화 현상을 반영해 매장 구성도 개편한다.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 증가율은 2017년 5.5%에서 지난해 18.5%까지 올랐으며, 올해 9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해 롯데백화점은 본점을 포함해 주요 점포를 프리미엄 매장으로 개편한다. ‘백화점 1층 = 화장품 매장’이라는 공식을 깨고 명품 매장으로 변신한다. 2층과 5층에는 각각 여성용 명품 매장과 남성용 명품 매장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프리미엄 개편 작업은 잠실점, 부산본점 등 전국 주요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조직의 문화와 체계를 동시에 변화시킨다. 핵심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대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부터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MTT)’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주력인 만 24~39세 사이의 직원을 연구원으로 선발, 3개월간 경영진에게 젊은 문화를 전수하는 멘토 역할을 수행하는 제도다.

젊은 후배 사원들이 선배 사원들에게 최신 이슈와 트렌드 등 ‘젊은 문화’를 전수해 멘토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미래의 핵심 고객층인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상품과 공간을 직접 경험, 현업에 적용시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조직 및 인재 발굴 제도에도 변화를 준다. 기존 팀 단위 조직을 프로젝트 별 조직으로 바꿔 핵심 인력 관리, 개인 포상 확대 등 보다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꾀할 방침이다.

롯데 프리미엄몰을 살펴보는 고객 모습.ⓒ롯데쇼핑 롯데 프리미엄몰을 살펴보는 고객 모습.ⓒ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은 올해 ‘지역장 제도’를 도입해 수도권 1~3개, 영남, 호남충청 등 5개 지역으로 영업조직을 재편했다. 지역장에게 매장 개편, 예산, 마케팅, 인사 등 주요 권한을 위임, 각 지역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도록 유도했다. 앞으로는 책임 경영 단위를 점포까지 확대해 브랜드 입/퇴점, 예산, 인력 운영 권한 등을 부여할 계획이다.

대세인 온라인 시장에서는 제살 깎아먹기식 최저가 경쟁 대신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한다.

지난 9월 오픈한 롯데 프리미엄몰에서는 해외 브랜드와 컨템포러리 의류 등 고가 상품군을 온라인몰에 모아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특히 롯데 프리미엄몰에서는 ‘디스커버S’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일 큐레이션 e매거진인 디스커버S는 최신 패션 트렌드, 이슈 브랜드 및 상품, 행사 등 고객들이 관심 있는 소식들이 담겨 있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롯데백화점은 1979년 창립 이후 지금껏 한결 같이 ‘모든 생각과 판단의 기준은 고객’이라는 것을 마음 속에 담고 있다”며 “지난 40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장차 100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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