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조진웅 "아무도 안 해도, 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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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2월 11일 20:06:27
    [D-인터뷰] 조진웅 "아무도 안 해도, 전 합니다"
    영화 '블랙머니'서 양민혁 검사 역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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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12 09:22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영화 '블랙머니'서 양민혁 검사 역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사건"


    ▲ 조진웅은 영화 '블랙머니'에서 서울지검의 문제적 검사 양민혁 검사를 연기했다.ⓒ에스메이커무비웍스

    "꼭 해야만 하는 작품이었죠."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43)이 주연한 '블랙머니'(감독 정지영·11월 13일 개봉)는 IMF외국 자본이 한 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후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떠난 론스타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정·재계에 걸친 금융 비리 사건과 그간 작품 속에서 많이 봐왔던 검사를 전면으로 내세운 사회 고발 영화다. 영화는 어려운 금융사건을 비교적 쉽게 풀어냈다.

    조진웅은 서울지검의 문제적 검사 양민혁 검사를 연기한다. 사건 앞에서는 위·아래도 없고, 수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비는 '막프로' 검사다.

    1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조진웅을 만났다. 그는 '광대들:풍문조작단', '퍼펙트맨'에 이어 최근 연이어 세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바쁜 나날을 보낸다는 그는 "객관적으로 이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전개도 빨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영화는 거의 조진웅이 끌고 가는 영화다. 경제 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양민혁 검사가 사건을 해결하면서 사건에 다다르는 모습에 통쾌함이 느껴진다.

    조진웅은 "자연스럽게 말하고, 대사를 툭툭 더지는 역할이라 어렵진 않았다"며 "내가 경제를 알고 있는 수준과 양민혁이 경제를 대하는 수준이 비슷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소재가 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됐다. 당시 "해외 사모펀드가 헐값에 국내 대형은행을 삼켰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론스타는 2012년 1월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을 떠났다.

    ▲ 조진웅은 영화 '블랙머니'에서 서울지검의 문제적 검사 양민혁 검사를 연기했다.ⓒ에스메이커무비웍스

    론스타는 같은 해 11월 ISD(투자자국가소송제)를 제기하면서 한국 정부의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과세와 매각 시점 지연, 가격 인하 압박 등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론스타가 제기한 ISD의 소송액은 46억7950만달러, 우리 돈으로 5조원이 넘는다. 소송 결과는 올 하반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 개봉하는 '블랙머니'는 현재진행형이자,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 사건을 스크린에 옮긴, 용기 있는 작품이다.

    배우는 "사건에 대해 알고는 있는데 이렇게 심각한 사건인지 몰랐다"며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 관객들에게 꼭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누군가 끄집어내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니 열받더라고요. '눈 뜨고 코 베었다'는 말이 딱 맞죠. 뛰어난 국민이 당했다는 느낌이 강했죠. 진짜 너무 화가 났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이 사건을 인식시키고 싶어요."

    영화에서 양민혁은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한다. 그는 "양민혁은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는 인물"이라며 "화만 내지 않으려 감독님과 상의하며 인물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영원한 청년' 정지영 감독과 호흡은 처음이다. 정 감독은 조진웅의 아버지와 동갑(74세)이다. "정 감독님은 계속 뛰어다니는 분이에요. 자신의 의지를 정확하게 관철시키기 위해 움직이십니다. 감독님과 생각이 다른 부분을 말씀드려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의견을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감독님이죠."

    정 감독은 사회적 화두를 끄집어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조진웅은 "'블랙머니'는 강한 색깔이 드러나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난 자신 있는 작품만 고른다. 욕심을 내고 작품을 선택하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1순위는 '사람'이에요. 제가 충무로 가성비 갑이거든요. 아무도 안 하면 제가 합니다."

    ▲ 조진웅은 영화 '블랙머니'에서 서울지검의 문제적 검사 양민혁 검사를 연기했다.ⓒ에스메이커무비웍스

    '대장 김창수'가 그랬다. 몇 년 동안 고사한 작품을 선택했을 때 겁도 났다. 그는 "어쩔 수 없었다. 마치 '불나방' 같았다"고 고백했다.

    영화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그는 "사소한 것이라도 견고한 장벽을 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언가 강력한 게 있어도 끊임 없이 파헤치는 사람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극 후반부 양민혁 검사가 단상에 올라가는 장면은 판타지와 같다. 이 장면을 찍을 땐 '득음'할 뻔했단다. "그 장면을 찍고 감독님이 다시 찍자고 하시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조진웅은 최근 열린 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여해 故 임수생 시인의 '거대한 불꽃 부마민주항쟁'을 낭송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배우는 "뜻 깊고 영광스러운 자리였다"며 "마음이 남달랐다"고 털어놨다.

    제목 때문이지 몰라도 영화는 뚜껑을 열기 전에도 어렵게 느껴진다. "극장에 관객들이 앉아 있기만 해도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극장에서 봤을 때 오락성이 짙은 영화이자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에요. '엘사'('겨울왕국2')도 오는데 참...잘 돼야죠.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은 봐야 합니다(웃음)."

    보통 사회 문제를 다룬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이와 관련한 발언을 아끼기도 한다. 배우는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놨다. "전 뒤로 갈 곳이 없어요. 하하."[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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