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뛴다-115]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올라인’ 정책으로 고정관념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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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1월 12일 07:21:09
    [CEO가 뛴다-115]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올라인’ 정책으로 고정관념을 깨다
    전국 140개 점포에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 더해 매출 4배 확대
    ‘한국판 알디, 리들’ 모델로 원가 경쟁력 높이고 신사업에 재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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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08 06:00
    최승근 기자(csk3480@dailian.co.kr)
    전국 140개 점포에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 더해 매출 4배 확대
    ‘한국판 알디, 리들’ 모델로 원가 경쟁력 높이고 신사업에 재투자


    ▲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홈플러스

    “우리는 온·오프를 넘는 ‘올라인’(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뛸 것입니다.”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기존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각종 규제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역발상’ 혁신안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더해 전통적인 장보기와 온라인 배송이 공존하는 ‘쇼킹’(Shopping+picking) 매장을 구현하는가 하면,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 강점을 합친 ‘스페셜’의 온라인 판도 시작해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서도 ‘전국 당일배송’ 시대를 연다.

    이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도전을 통해 온라인 매출은 3년 내 기존 4배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 부문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한 데 모은 스페셜 매장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페셜은 슈퍼마켓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 핵심 상품을 한 번에 살 수 있게 만들어 1인가구는 물론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까지 모두 편리하게 이용하게끔 만든 신개념 유통 모델이다. 고성장 중인 창고형 할인점의 구색과 가격을 갖추면서도, 한곳에서 필요한 걸 다 살 수 없거나 용량이 너무 과한 창고형 할인점의 치명적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임 사장은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스페셜’ 매장을 기존 16개에서 80여개로 대폭 늘리고 EMD, 리앤펑, 빈그룹 등과 협업해 글로벌소싱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기존 2400여종의 홈플러스 스페셜 전용 상품 종류(SKU)를 1800여 종으로 줄이며 판매량이 낮은 상품들을 과감히 덜어내는 대신 인기가 높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확대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아울러 스토리지, 공유주방, 코너스 등 기존 마트가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을 통해 매장을 ‘비즈니스 플랫폼’, 시민들의 ‘커뮤니티’로 진화시켜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이 같은 대대적인 사업구조 변화에 따라 직원들 업무도 온라인 등 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최근 업계 분위기와 달리 홈플러스가 오히려 99% 정규직화 등 유독 ‘직원 끌어안기’에 힘썼던 이유다.

    오프라인에서 고객, 상품, 물류를 오래 경험한 직원들의 노하우와 감성을 신규 사업에 융합해 디지털식 접근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 중심의 사업 모델을 키우겠단 것이다.

    ▲ ⓒ홈플러스

    이와 함께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각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시켜 단기간 내 온라인 사업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피커(picker, 장보기 전문사원)는 기존 1400명에서 4000명, 콜드체인 배송차량은 기존 1000여대에서 3000여대로 늘려 하루 배송건수를 기존 3.3만 건에서 12만 건으로 키운다. 전국 어디서든 고객의 자택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주부경력 9단’ 피커들이 가장 신선한 상품을 선별, 콜드체인 차량으로 가장 빠르게 ‘당일배송’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배송이 크게 몰리는 지역은 점포 물류 기능과 규모를 보다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센터’(Fulfilment Center, 이하 FC)를 구축해 커버한다.

    이곳에는 전체 4만여 종의 상품 중 온라인 주문의 70%가 집중되는 3000여 종 핵심 상품만 모아 진열했다.

    홈플러스는 작년 1월부터 7월까지 계산점에 FC를 구축하고, 기존 10명이던 피커를 45명으로 늘렸다. 시스템 및 물류 관리 직원 15명도 별도로 붙였다. 전체 피킹 업무 중 온라인 주문량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상품은 FC에 진열하고, 구매 빈도가 낮은 나머지 상품은 필요할 때만 여러 고객의 물량을 한 번에 피킹해 오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운영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도 효과를 내고 있다.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이 드는 창고형 할인점 시공 비용과 기간을 10분의 1 이하로 줄였다.

    상품 구색은 고객이 각 업태에서 가장 즐겨 찾는 아이템들로 정제했다. 대부분 상품은 박스 단위 진열(RRP·Ready to Retail Package) 또는 팔레트 진열 방식으로 바꾸고, 박스나 팔레트는 완전히 빌 때까지 교체하지 않게 했다. 초특가(High & Low) 중심 프로모션은 연중상시저가(EDLP) 위주로 바꿨다. 이를 통해 하루 수십 번 창고와 매장을 오가던 진열 작업을 많게는 하루 1회로까지 줄였다.

    절감된 운용비용 만큼 상품 자체 마진율을 낮추고 가성비를 높였다. 보다 많은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 협력사 이익을 높이고, 협력사는 다시 좋은 상품을 홈플러스에 제안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점포 조직도 한 부서에서 고정 업무만 보던 직원들이 현장 상황에 따라 멀티플레이어로 뛸 수 있는 탄력적인 ‘통합 조직’ 구조로 바꿨다.

    임 사장은 “상품 구색, 매대 면적, 진열 방식, 가격 구조, 점포 조직 등 유통 전 과정의 낭비 요소를 제거해 누구보다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갖춘 성장 유통 모델을 완성하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며 “현재 전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알디, 리들의 결정적 성공 요인도 운영혁신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년간의 운영혁신 모델을 보다 정교하게 개선하면서 올 하반기 스페셜 점포를 30여개, 2021년까지는 70~80여개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스페셜 성공을 기점으로 온라인, 몰, 상품, 고객 관계 등 사업 전 분야에서도 국내 유통업계에 유래 없던 과감한 운영혁신을 가속화해 침체일로의 시장에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한다는 포부다.

    임일순 사장은 “우리의 도전은 나 혼자의 일이 아니라 2만4000명 식구들과 3000여 협력사, 7000여 몰 임대매장의 명운이 함께 걸린 절절한 일이기에 신뢰와 집념으로 꼭 이루고 그 성공을 함께 누릴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지원과 발상의 전환이 어우러진 ‘똑똑한 투자’를 통해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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