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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시장선점 경쟁 과열…금융당국 부작용 살핀다


입력 2019.11.07 06:00 수정 2019.11.06 21:41        박유진 기자

"혁신 덕인가"… 오픈뱅킹 시작 일주일 만에 100만 가입

은행마다 영업점에 성과 재촉…당국 과당 경쟁 예의주시

"혁신 덕인가"… 오픈뱅킹 시작 일주일 만에 100만 가입
은행마다 영업점에 성과 재촉…당국 과당 경쟁 예의주시


ⓒ데일리안 ⓒ데일리안


오픈뱅킹 시행에 따라 은행권에 마케팅 과열 현상이 일어나면서 금융당국은 혹시 모를 불건전영업행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은행권은 오픈뱅킹 서비스 가입 확대 차 관련 성과를 직원 핵심 경영성과지표(KPI)에 반영하는 등 영업점에 실적 압박을 이어가던 상황이라 과당 경쟁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픈뱅킹 서비스 이후 은행권이 치열한 마케팅 경쟁 활동을 펼치면서 금융감독원은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오픈뱅킹이란 오직 하나의 금융 앱에서 전체 흩어진 금융 계좌를 한번에 조회하고 송금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 서비스는 비대면 채널을 시작으로 첫 개시됐는데 벌써부터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주거래은행의 개념이 깨질 수 있어 은행마다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불건전영업행위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부작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지난 2016년 금융권에 일어났던 '멤버십 과당 경쟁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시 일부 대형 금융사는 계열사에 흩어진 포인트를 한데 묶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했고, 성과 확대 차 직원들에 실적 압박을 지속해 불건전영업행위 논란을 빚었다. 이들 금융사의 영업점 직원들은 학교 앞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벌여 문제가 됐다. 소비자와 노동조합의 민원도 잇따르면서 금융감독원은 직접 은행권을 만나 구두 경고하기도 했다.

현재 일부 은행은 오픈뱅킹 가입자 실적을 직원 핵심 경영성과지표(KPI)에 반영하는 등 수시로 실적 점검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은 오픈뱅킹 서비스에 추천 직원 입력 시스템을 반영했고, 지점별로 직원 간 실적을 측정 중인 곳도 있다. 덕분에 '오픈뱅킹'의 가입자 수는 서비스 운영 7일 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오픈뱅킹 가입자 수는 지난달 30일 서비스 개시 이후 5일까지 102만명을 돌파했다. 서비스에 등록된 계좌 수는 183만 계좌로 영업 현장의 피로도도 덩달아 높아진 상황이다. 향후 오픈뱅킹은 오프라인 영업 점포 등에서도 시행될 계획인데 과당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번 사업을 주도한 금융당국 또한 당장 고민을 이어가는 눈치다.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가입자 확보에 나서면서 정책 수확에 수혜를 입었지만 책임론도 뒤따라 이번 현상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지난 6일 열린 혁신금융서비스 관련 브리핑에서 "금융사가 오픈뱅킹으로 경쟁하는 것도 좋지만 평가는 서비스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당국 또한 사태를 예의주시 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오픈뱅킹)소비자 편의 확대 차원에서 실시돼 활성화되는 게 좋은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과당경쟁에 따른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오픈뱅킹을 시작으로 일부 은행에서 가상이동통신사업(MVNO)을 시작하는 등 또 다른 혁신 금융 서비스 등장이 예고돼 건전 영업 차원에서 디지털 영업 행위에도 사전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과당 경쟁이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빚었다는 논란에 따라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KPI 개선을 논의 중이기도 하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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