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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우디코리아의 할인은 호갱(?)


입력 2019.11.06 07:00 수정 2019.11.05 22:17        김희정 기자

딜러사, Q7 한달 만에 수백만원 할인...소비자 분노

딜러사, Q7 한달 만에 수백만원 할인...소비자 분노

아우디 Q7 45 TFSI 콰트로 ⓒ아우디코리아 아우디 Q7 45 TFSI 콰트로 ⓒ아우디코리아

아우디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 45 TFSI 콰트로'가 지난달 국내 수입자동차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것은 이변이었다. SUV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선두를 차지하는 것은 늘 세단이었으며, 올해 월간 부동의 판매 1위는 단 한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 모델이었다.

지난 2016년의 디젤게이트를 뒤로 하고 벤츠·BMW와 함께 과거 ‘독일3사’로써의 영광을 재현하는 신호탄일까. 안타깝게도 이 뒤에는 ‘할인게이트’라는 오명이 함께 하고 있다. Q7의 혜성 같은 인기는 딜러사의 공격적인 할인정책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사전계약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은 급격한 할인혜택은 Q7의 뜨거운 인기만큼이나 Q7 구매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Q7은 본격적으로 출고가 시작된 지난 9월 1513대가 팔리며 단숨에 수입차 판매 2위로 올라섰다. 그동안 인증문제에 따른 물량부족으로 아우디코리아는 줄곧 ‘판매 0대’를 기록했기에 고무적인 일이었다. 딜러사의 ‘올해 최대 할인’이라는 달콤한 유혹이 Q7의 사전계약자들을 끌어 모았다. 당초 개별소비세 인하가 적용된 출고가격은 약 7848만원이었으나 딜러사는 7~9월 사전계약자들에게만 10%할인을 해준다며 7100만원대에 판매했다.

이 시기 Q7 구매자들은 사전계약의 혜택을 받았다고 뿌듯해했을 터였다. 그러나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딜러사는 할인율을 16%까지 높여 가격을 6500만대까지 떨어뜨렸다. 사전계약으로 Q7을 구매한 한 차주는 “나는 지금사야 가장 싸다는 딜러사의 말을 믿고 서둘러 구매했다”며 “이건 아우디코리아가 소비자들 기만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고객 불만을 문의했으나 아우디코리아는 묵묵부답이었다. 한참 뒤 돌아온 실무자의 답변은 할인정책은 각 딜러사의 재량으로 결정됐기에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말처럼 아우디코리아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판매사로서 딜러사를 관리하고 회사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이끌어 가야할 책임은 있다.

Q7의 기존 구매자들은 대대적인 출격 준비를 마친 A6 구매자들에게 훈수를 둔다. 아우디 차량 한 동호회 홈페이지에는 “우리 Q7 꼴 나지 않으려면 A6 구매자들은 무조건 기다리라”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이러한 상황은 과연 아우디코리아와 무관한 것일까.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2016년 디젤게이트 이후 몇 년간 움츠러 들었다가 이제 서야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다. Q7 출시 이전 올해 벤츠 E300이 단 한번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뺏긴 것은 지난 2월 아우디의 A6에게서였다. 기본만 한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아우디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고 있다.

Q7 구매자들은 할인정책에는 분노하면서도 Q7 품질 자체에는 만족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Q7 사태는 디젤게이트에 이은 할인게이트라고 조롱당하며 국내 시장에서 아우디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 소비자는 한번 돌아서면 무섭다. 아우디코리아는 신뢰회복을 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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