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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또 몸살 앓는 히어로즈…야구만 집중할 수 없나


입력 2019.11.02 07:00 수정 2019.11.02 20:1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서울 연고+스타급 선수 보유로 인기팀 잠재력 갖춰

준우승 성과와 극명한 대비 이룬 경영진 도덕적 해이

서울 연고+스타급 선수 보유로 인기팀 잠재력 갖춰
준우승 성과와 극명한 대비 이룬 경영진 도덕적 해이


히어로즈는 구단 밖에서의 잇따른 논란으로 '야구만 잘하는 구단'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 뉴시스 히어로즈는 구단 밖에서의 잇따른 논란으로 '야구만 잘하는 구단'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 뉴시스

적은 투자에도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뚜렷한 성과를 낸 키움 히어로즈가 또 다시 그라운드 밖에서의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은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의 이른바 ‘옥중 경영’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구단 측은 “임직원들에게 이장석 전 대표에 대한 업무 시간 내 접견금지, 업무와 관련된 접견금지 등을 공지하였으며 이를 어길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임직원들에게 밝힌 바 있다. 감사위원회는 구단 고위 관계자의 이장석 전 대표와의 면회 및 업무 연관 접견에 대한 임은주 부사장의 의혹 제기에 따라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이에 KBO는 이 전 대표에 대해 영구제명 조치를 내렸고, 히어로즈 구단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8년 창단해 올해로 12번째 시즌을 맞은 히어로즈는 대기업을 모체로 두고 있는 다른 9개 구단과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모기업으로부터의 지원이 없다 보니 네이밍스폰서 개념으로 투자를 유치했고, 우리 히어로즈-서울 히어로즈-넥센 히어로즈-키움 히어로즈의 파란만장한 팀명 변천사를 겪었다. 여기에 초창기부터 불거진 KBO 가입비 논란과 무차별적인 현금 트레이드 의혹 등 경기장 바깥에서의 이슈가 더욱 크게 불거진 히어로즈다.

내우외환에도 히어로즈 선수단은 지난 12년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른바 ‘한국식 머니볼’을 앞세워 신인 선수 발굴에 주력했고 매년 스타급 선수들의 등장과 팀 성적 고공비행으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구속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 ⓒ 연합뉴스 구속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 ⓒ 연합뉴스

실제로 히어로즈는 지난 2012년 친정팀으로 복귀시킨 이택근(4년 50억 원)을 끝으로 외부 FA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지난 7년간 히어로즈가 외부 FA에 투자한 액수는 제로. 더욱 놀라운 점은 내부 FA에 쏟아부은 자금 역시 70억 2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투자액수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타 구단의 투자액과 비교하면 히어로즈의 알뜰 경영이 얼마나 대단한지 더 크게 부각된다. 롯데는 히어로즈보다 약 10배에 이르는 613억 원을 FA 시장에 퍼붓고도 아직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SK 역시 히어로즈와 마찬가지로 외부 FA 영입에 나서지 않았으나 내부 선수들을 잡는데만 무려 510억 원(전체 3위)을 투자,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선수 유출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히어로즈는 장원삼,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 황재균, 고원준 등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계속해서 현금 트레이드 또는 해외 진출 등을 이유로 팀을 떠났으나 그 때마다 새 얼굴들이 등장해 공백을 메우고 있다.

스타급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것은 물론 팀 성적 역시 뚜렷하다. 2008년 창단 후 5년 연속 하위권을 머물렀던 히어로즈는 2013년 첫 가을 야구에 진출했고 이듬해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며 결실을 맺었다. 이후 2017년을 제외하면 최근 7시즌 6차례나 포스트시즌(준우승 2회)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히어로즈는 서울을 연고지로 두며 많은 팬들을 유입시킬 잠재력을 갖춘 구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구단 밖에서의 진통으로 ‘야구만 잘하는 구단’이라는 달갑지 않은 이미지 굴레를 쓰게 됐다. 최근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털어버리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야구단으로 거듭날지 지켜볼 일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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