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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슈어저도 그렁그렁 “힘들었던 것은 사실”


입력 2019.10.31 16:03 수정 2019.11.01 07: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월드시리즈 7차전서 혼신의 투구로 팀 분위기 끌어올려

포기하지 않았던 자신과 팀 동료들 떠올리며 눈물

슈어저가 31일 워싱턴 동료들과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슈어저가 31일 워싱턴 동료들과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뉴시스

‘매드 맥스’ 맥스 슈어저(35)가 투혼을 불사르며 우승의 디딤돌이 됐다.

슈어저는 31일(한국시각)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서 펼쳐진 ‘2019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7차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0-2 뒤진 상황에서 5회까지만 마치고 마운드를 떠났다.

목과 등 통증으로 5차전 선발 등판도 취소했던 슈어저는 지난 29일까지만 해도 아내의 도움을 받아 왼팔로 옷을 입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주사 치료를 받은 뒤 통증을 참고 마운드에 섰다. 에이스로서의 책임감과 슈어저 특유의 승리욕이 작동한 날이다.

기록에서도 드러나듯 완전한 슈어저는 아니었다. 95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을 뿌리긴 했지만 위력적인 투구는 아니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지워가며 5회까지 2실점으로 버텼다.

2회말 구리엘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고, 체력적으로 지친 5회말에는 코레아에 내야안타를 내주고 두 번째 실점을 했다. 이후 위기는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모면했다. 매 이닝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인 슈어저는 5회까지 103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슈어저가 0-2 뒤진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갔지만 그의 투혼은 워싱턴을 하나로 끌어 모았다. 구위나 힘은 떨어졌지만 슈어저의 투지는 워싱턴 타선 폭발의 발판이 됐다. FOX스포츠에 따르면, 아담 이튼은 “슈어저를 보면서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0-2 끌려가던 워싱턴은 7회초 1사 후 앤서니 렌던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소토에게 볼넷을 내주고 잭 그레인키가 내려간 뒤 하위 켄드릭의 역전 투런 홈런까지 터졌다.

슈어저에 이어 등판한 코빈(3이닝 무실점)의 호투 속에 분위기를 잡은 워싱턴은 8회 1점을 더해 4-2로 달아났고, 9회초 1사 만루에서 이튼이 2타점 적시타를 뽑아 승리를 예감했다. 마무리 허드슨이 9회말을 막아내고 포효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투혼 불사른 슈어저. ⓒ 뉴시스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투혼 불사른 슈어저. ⓒ 뉴시스

벤치에서 뛰어나와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눈 슈어저는 ‘FOX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월드시리즈 우승은 우리가 가장 위대한 팀이고, 난 그 위대한 팀의 멤버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감격했다.

상식을 넘어서는 투지와 승리욕을 불태웠던 ‘파이터’ 슈어저의 눈가도 월드시리즈 우승 앞에서는 그렁그렁했다. 슈어저는 “공을 던지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했다. 결코 몸 상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슈어저는 정규시즌에도 부상으로 고전하면서도 류현진(32) 등과 NL 사이영상 레이스를 펼쳤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NL 디비전시리즈에서 불펜 투수 1이닝 소화한 것을 포함 6경기 3승 평균자책점 2.40(30이닝 8실점)을 기록하며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뽐냈다.

구위도 구위지만 불굴의 투지가 있어 가능했던 결과다. 그런 슈어저도 눈가가 그렁그렁한 것을 보니 월드시리즈 우승이 야구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의 어떤 가치인지 짐작할 수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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