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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자이에스앤디 상장 묘수···두 마리 토끼 잡는다


입력 2019.10.30 06:01 수정 2019.10.30 07:30        백서원 기자

1조 대어 한화시스템·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 상장 추진

한화 경영권 승계 포석 전망 잇따라…GS도 4세 신경전 눈길

1조 대어 한화시스템·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 상장 추진
한화 경영권 승계 포석 전망 잇따라…GS도 4세 신경전 눈길

왼쪽부터 한화그룹·GS건설 사옥 전경ⓒ한화·GS건설 왼쪽부터 한화그룹·GS건설 사옥 전경ⓒ한화·GS건설


대기업집단 계열사인 한화시스템과 자이에스앤디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이들 기업의 상장 추진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IPO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큰 틀이 있지만 두 기업 모두 경영 승계 포석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의 자회사 자이에스앤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한화시스템이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4분기 ‘대어’로 손꼽히는 한화시스템과 GS계열의 자이에스앤디는 올해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자이에스앤디는 지난 2005년 GS그룹사로 편입된 이후 부동산 운영·부가서비스, 주택개발 사업 등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8~29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665.41대 1을 기록했고 일반 청약증거금은 약 3조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기관 수요예측에서 자이에스앤디는 768.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최상단인 52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7위 재계그룹인 한화그룹의 방산·전자 시스템 계열사다. 국내 유일의 방산 및 IT서비스 융합기업이기도 하다. 이날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공모 희망가는 1만2250원~1만4000원이며 코스피시장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15일이다. 최대 4601억원을 공모하는 한화시스템은 상장 후 시가총액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 승계과정의 핵심 연결고리로 거론되면서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의 중간 지주사 성격을 띈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의 지분을 14.49% 보유하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 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 한화S&C에서 물적분할 된 회사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50%)와 김동원 한화생명 디지털혁신실 상무(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25%)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의 손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도 내년 상장을 계획 중이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종합화학이 순조롭게 상장되면 자연스럽게 에이치솔루션의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삼형제 입장에선 (주)한화 지분 추가 매입이나 (주)한화와 에이치솔루션 지분 교환 등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할 수 있다.

반면 한화시스템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래 사업에 투자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제2 데이터센터 설립, 스마트 감시 보안, 에어택시(PAV) 등을 신규 사업으로 제시했다. 또 에이치솔루션도 한화시스템 지분을 당분간 보유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이번 상장 추진이 승계 작업 과정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상장이 그룹 지주사인 (주)한화 내 영향력을 강화하는 승계 주춧돌로 활용될 것이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올해 들어 (주)한화 주식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올 초만 해도 2%대에 불과했던 지분율은 현재 4.34%까지 올라갔다.

자이에스앤디도 GS그룹의 4세 후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장 절차를 밟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그룹 역시 상장 추진 밑바탕에는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의 성과를 두드러지게 하려는 목적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허윤홍 부사장은 GS그룹 4세 가운데 차기 총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4세 후보군에는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있다. 이들은 수시로 (주)GS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허윤홍 부사장은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을 맡고 있어, GS건설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 경영승계의 정당성을 증명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가 상장 추진에 나서면서 허 부사장의 승계 적격성을 높이려는 시도로도 해석되는 것이다. GS그룹 계열사가 공모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1년 GS리테일이 마지막이다. 8년 만에 나타난 자이에스앤디가 그룹에 가져다줄 상장 효과에 대해선 증권가도 일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향후 상장을 통한 가치 상승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한화S&C 합병 효과가 온전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또 “한화시스템의 방산부문은 전술정보통신체계(TICN)뿐 아니라 내년부터 항공기용 피아식별장비(IFF) 매출이 더해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이에스앤디의 우량한 재무구조와 브랜드 파워에 기반한 고성장성, 주거 상품의 토탈 비즈니스 구조를 감안하면 공모 예정 기준가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다”면서 “향후 관건은 주력 사업인 중소 정비시장의 성공적 침투 여부와 GS건설의 매출 의존도 탈피”라고 설명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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