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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부 당부의 속뜻?..."이건희의 삼성 혁신·개혁 이어가라"


입력 2019.10.26 06:00 수정 2019.10.26 05:41        이홍석 기자

과감한 혁신·준법감시제도 마련·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 주문

삼성, '경영혁신 및 투명성 강화, 신뢰회복' 향후 가속도 붙나

과감한 혁신·준법감시제도 마련·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 주문
삼성, '경영혁신 및 투명성 강화, 신뢰회복' 향후 가속도 붙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에 버금가는 노력을 당부하면서 그동안의 삼성의 혁신과 개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당부한 과감한 혁신·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25일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이건희 회장은 만 51세 때인 지난 1993년 독일과 프랑스에서 낡고 썩은 관행을 모두 버리고 사업을 질을 높이자는 이른바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과감한 혁신을 이뤘다"고 언급했다. 이어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부회장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나"며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아울러 삼성 내부의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 마련을 강조하는 한편, 재벌 체제가 과도한 경제력 집중현상과 일감몰아주기, 단가후려치기 등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있고 국가경제가 혁신적 경영모델 도약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재판부가 재판부가 법정에서 다소 이례적인 당부를 했지만 요지는 재벌경영 체제의 폐해를 바로 잡고, 혁신기업으로 변화하라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오너경영인으로서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삼성그룹 주요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로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지금까지 기울인 경영 투명성 강화 노력과 주주친화 경영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은 먼저 지배구조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온 순환출자구조를 지난해 9월 완전히 해소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열린 2018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CEO·이사회 의장 분리를 선언했다. 당시 권오현 회장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는 방식으로 이사회 운영에 변화를 줘 투명성 확보에 나섰다. 노조 활동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반도체 백혈병 문제를 11년 만에 합의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을 사외이사가 과반수 이상인 이사회에서 의결하도록 하고 사전 심사를 위한 ‘심의회의’를 신설하는 등 기금 운영의 투명성도 대폭 강화한 상태다.

모두 이 부회장의 신뢰 회복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반도체 분쟁 해결의 경우 전문가들이 만든 중재안을 분쟁 당사자들이 받아들임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부회장도 선친인 이건희 회장 만큼이나 과감한 혁신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올 들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위기경영과 함께 창업정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신경영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벌 폐해 시정과 혁신적 경제 기여는 이미 대규모 투자를 통한 동반 성장과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2020년까지 3년간 180조원 투자 및 4만명의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해 10년 동안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0일 충남 아산 탕정공장에 13조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하라는 이 부회장의 주문은 이 회장이 신경영 선언을 통해 위기의식의 재무장을 통한 성장을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대내외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반도체 경기 하강과 실적 급락에 더해 일본의 강력한 수출규제로 미래 불확실성은 커졌다. 여기에 재판과 수사 부담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해야 한다.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라며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와 체감은 다를 수 있겠지만 삼성도 나름의 개혁과 혁신을 꾀하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은 기업의 투명성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한편, 신뢰 회복 노력 역시 병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이 조직문화 쇄신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의 내용을 포함해 '사회적 신뢰 회복' 방안 등을 추가로 제시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 다만 그 시점은 파기 환송심의 법적 절차가 끝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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