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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사업에서 '캐시카우'로…포스코케미칼의 이유 있는 '비상'


입력 2019.10.27 15:00 수정 2019.10.26 20:48        세종 = 조인영 기자

2011년 적자 사업 인수 후 소재 기술 국산화 매달린 성과

LG, 삼성, SK 등과 거래하는 국내 유일 음극재 공급처 '우뚝'

2011년 적자 사업 인수 후 소재 기술 국산화 매달린 성과
LG, 삼성, SK 등과 거래하는 국내 유일 음극재 공급처 '우뚝'


포스코케미칼이 조성하고 있는 음극재 2공장과 부지 전경ⓒ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이 조성하고 있는 음극재 2공장과 부지 전경ⓒ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은 적자 사업을 인수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포스코케미칼이 처음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주목받은 것은 아니었다. 전기자동차 시장을 내다 본 중국과 일본은 공격적인 투자로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한국은 여전히 '불모지'였다. 2011년 이렇다할 매출이 없던 LS엠트론 음극재사업부를 포스코그룹이 인수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이후 그룹의 지원사격 아래 수 년간의 연구개발(R&D)과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음극재 자체 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케미칼의 음극재 생산으로 고공행진하던 음극재 정상가격을 되찾았고 LG, 삼성, SK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의 경쟁력도 한층 올라갔다.

전기차 배터리는 핵심 소재인 음·양극재와 전해질, 분리막 등으로 구성된다. 양극재가 리튬이온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면 음극재는 충전 시엔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배터리를 사용할 땐 방출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기능을 한다. 음극재는 흑연을 순도 99.9%로 높인 천연흑연이나 코크스를 고온으로 가열해 만드는 인조흑연으로 구분된다.

인조흑연 음극재가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천연흑연의 2배에 달해 배터리 제조사들의 부담이 컸다. 포스코케미칼은 사업 초기 설비투자를 감내하며 천연흑연 독자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수 년간의 노력 끝에 용량, 가격경쟁력을 갖춘 천연흑연 음극재 개발에 성공했다. 차별화된 천연음극재 표면처리 기술과 1200도의 고온에서 가열하는 기술을 구현하면서 2017년 2월 LG화학과 3000억원 규모 공급계약에 성공했으며,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메이저 제조사들과도 거래를 시작했다.

포스코케미칼의 양·음극재 증설 계획ⓒ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의 양·음극재 증설 계획ⓒ포스코케미칼

LG, 삼성 등에 음극재 공급에 성공한 포스코케미칼은 기존 1공장 보다 생산성을 25% 높인 2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작년 11월부터 신설한 연산 2만t 규모의 1단계 투자가 최근 마무리됐고 오는 12월엔 2만t 규모의 2단계 투자에 돌입한다. 3단계 투자까지 완료하는 시점인 2022년엔 2공장에만 천연흑연 음극재 5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사업장으로 탄생한다. 2011년 적자 사업부에서 명실상부 포스코그룹의 차기 '캐시카우'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정대헌 포스코케미칼 음극소재실장 전무는 "설비 자동화로 인건비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여 중국, 일본 보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며 공정혁신과 생산성을 포스코케미칼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포스코케미칼은 종합 음극재 기업으로서의 중장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선 포스코케미칼은 1·2공장을 합해 2022년까지 연간 총 7만4000t 천연흑연 음극재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는 60Kw급 전기자동차 배터리 약 12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아울러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인조흑연 성능 발현 천연흑연 음극재' 생산도 추진한다. 천연흑연이 올해 19만t에서 2025년 66만9000t으로 늘어나고 인조흑연이 24만8000t에서 99만6000t으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제품 다변화로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조흑연계 음극재의 사업화도 추진한다. 자회사인 피엠씨텍에서 공급받는 침상코크스를 원료로 자사 기술과 융합해 포항에 연산 3만t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를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공정혁신을 통한 사업 경쟁력도 제고한다. 건물 외부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발전으로 연 12만 Kwh의 에너지 절감에도 나선다. 또한 업계 최초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해 원료, 반제품의 무인 이송, 자동화 물류 창고, 통합관제 센터 등을 운영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 사업에서 올해 1500억원, 2030년까지 2조2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포스코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발돋움할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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