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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축구장 13개 크기 음극재 공장…포스코, 전기차 배터리 정조준


입력 2019.10.27 15:00 수정 2019.10.26 20:48        세종 = 조인영 기자

연산 4만4000t체제 구축 이어 2022년까지 7만4000t으로 확대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 대비 천연·인조흑연 소재 다각화로 경쟁력 up

연산 4만4000t체제 구축 이어 2022년까지 7만4000t으로 확대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 대비 천연·인조흑연 소재 다각화로 경쟁력 up


포스코케미칼이 조성하고 있는 음극재 2공장과 부지 전경ⓒ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이 조성하고 있는 음극재 2공장과 부지 전경ⓒ포스코케미칼

전기자동차를 구동시키는 배터리는 주행거리와 수명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소재로 쓰이는 양극재와 음극재의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음·양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발맞춰 음극재 제2공장을 증설했다. 생산능력만 늘린 것이 아니라 국내 유일의 기술력까지 고루 갖춰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다. 최근 2공장 1단계 투자를 완료한 포스코케미칼 음극재 공장을 24일 찾았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음극재공장은 세종시에 위치해있다. 이곳에 사업장을 만든 것은 주요 고객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모두 1시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2011년 당시 LS엠트론 음극재사업부를 인수한 포스코는 이후 수 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천연흑연 음극재를 제조하는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

전기차가 미래차로 각광받으면서 고객사들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 1공장 생산능력을 기존 연산 600t에서 2만4000t으로 늘리고, 작년 11월부터는 2공장 1단계 공장 신설에 착수해 최근 완공했다. 이로써 포스코케미칼은 생산능력을 연간 4만4000t 규모로 확대했다.

1공장에서 자동차로 10분거리인 2공장 입구에 들어서니 우뚝 선 신공장을 주변으로 공사를 앞둔 넓은 부지가 눈에 들어왔다. 안내를 맡은 정규용 포스코케미칼 음극재생산부 상무보는 "1단계 공장 바로 옆 부지에 2단계 공장을 짓고 그 뒤로 3단계 공장을 신설할 부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단계(연간 2만t)와 3단계(1만t) 투자를 완료하면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천연흑연 음극재 생산규모는 2공장에서만 5만t으로 늘어난다.

2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평면 길이 138mx60m, 높이 25m 규모의 공장동 안에 8기의 설비 라인이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꽉찬 설비와 달리 공장 안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원료 투입과 포장재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은 모두 자동화돼있어 제조기업이면서도 최소한의 인력만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상무보는 "무인화 작업으로 고정비를 최소화했기 때문에 인당 생산성이 경쟁사 보다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천연흑연 음극재는 표면처리한 흑연광을 1200도의 고온에서 12시간 가열한 뒤 성분을 고르게 하는 균질, 이물질을 제거하는 탈철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완성된다. 원료부터 제품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4시간이다. 제조 시 수작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가동 시간이 길고, 그만큼 생산능력을 높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포스코케미칼 정규용 음극재생산부장이 시험가동 중인 생산라인에서 공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포스코케미칼 포스코케미칼 정규용 음극재생산부장이 시험가동 중인 생산라인에서 공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포스코케미칼

모든 공정을 마친 음극재는 사각 용기(sagger)에 담겨 냉각된 뒤 고객사가 원하는 무게만큼 포장된다. 옮기는 것도 사람이 아니라 자동 운행 차량인 AGV(Automated Guided Vehicle)가 알아서 창고동으로 운반한다. 프로세스가 자동화돼있다 보니 공장 안에 사람이 없을 만했다.

이 같은 높은 생산성과 품질경쟁력은 포스코케미칼이 먼저 진출한 일본과 중국을 누르고 음극재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구경모 포스코케미칼 음극재생산기술그룹장은 "흑연광을 균일하게 코팅하는 기술이 음극재 품질을 좌우한다"면서 "포스코케미칼은 균일하게 처리하는 기술이 있기 때문에 제조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이 같은 독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2022년까지 연산 7만4000t 규모의 천연흑연 음극재 생산설비를 구축키로 했다. 이는 60Kw급 전기자동차 배터리 약 123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동시에 고객 수요에 맞춰 인조흑연 성능을 갖춘 천연흑연 음극재 사업장도 구축키로 했다. 천연흑연을 원료로 활용하되 인조흑연의 장수명, 고속충전 특성을 고루 갖춘 제품이다. 생산능력은 연간 3만t으로 완공시 포스코케미칼은 세종에서만 10만t 이상의 음극재 생산설비를 갖추게 된다.

포스코케미칼은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닌 독자기술로 개발한 제품으로 새 시장을 창출하는 것으로, 국내 이차전지와 배터리 소재 산업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포스코케미칼은 해외 경쟁사들이 주로 생산하는 인조흑연계 음극재 사업화도 추진한다. 인조흑연계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해 두루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조흑연은 침상코크스를 3000도 가열해 만드는 것으로, 포스코케미칼은 자회사인 포스코피엠씨텍에서 원료를 조달해 생산하는 방법을 검토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포항에 인조흑연계 음극재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시장 상황에 따라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양극재 생산능력도 8만4000t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로써 독보적인 국내 유일의 배터리 소재 공급사로 부상함과 동시에 화학과 에너지소재 글로벌 리딩컴퍼니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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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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