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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노리는 한국 뷰티-상] 세포라의 뒤늦은 진출...우리 시장의 매력은


입력 2019.10.25 06:00 수정 2019.10.24 21:30        이은정 기자

중국·싱가포르 등 대비 늦은 한국 상륙

국내 화장품 편집숍 포화상태…진입 난관 예상

글로벌 원조 편집숍 '세포라'가 한국에 상륙했다. 2005년부터 중국, 타이, 말레이시아 등에 확장한 것에 비해 한국 진출은 늦은 감이 있다. 국내 화장품업계는 이미 대응에 나섰다. 제품군과 고객층이 겹치는 시코르는 최근 명동에 지역 두번째 매장을 내며 세포라 2호점인 명동점과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올리브영은 지역 맞춤형 매장과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세포라가 뒤늦게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유와 국내 뷰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짚어본다.[편집자주]

중국·싱가포르 등 대비 늦은 한국 상륙
국내 화장품 편집숍 포화상태…진입 난관 예상


글로벌 ‘뷰티공룡’ 세포라가 24일 서울 강남구 1호점의 문을 열고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세포라 글로벌 ‘뷰티공룡’ 세포라가 24일 서울 강남구 1호점의 문을 열고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세포라

글로벌 ‘뷰티공룡’ 세포라가 24일 서울 강남구 1호점의 문을 열고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세포라는 2000년대 초부터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 진출했는데 드럭스토어와 자국 뷰티 브랜드가 발달한 한국엔 뒤늦게 들어온 편이다.

세포라는 한국을 중국만큼이나 매력적인 시장으로 판단, 한국의 뷰티 트렌드나 시장 환경이 무르익길 기다렸다는 설명이다. 일본, 홍콩 등에서 현지화 실패로 철수한 경험이 있는 세포라로서는 한국 진출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유의 세포라는 전 세계 26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세포라는 한국의 화장품 시장 성장세에 주목하며 2∼3년 전부터 국내 진출을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화장품 및 생활용품 시장 규모는 14조8000억원으로, 전 세계 9위 규모다. 한국 뷰티시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2.8% 성장했다.

그사이 헬스앤뷰티(H&B)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업계 1위인 올리브영 점포 수가 1233개에 달하고 랄라블라(150개), 롭스(133개)가 그 뒤를 쫓고 있다. ‘한국판 세포라’를 표방한 신세계백화점의 시코르도 3년 만에 매장을 29개로 늘렸다.

특히 올리브영의 시장점유율이 70%를 육박할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세포라가 늦어도 너무 늦게 들어온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세포라가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독점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에서 나아가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펼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뷰티공룡’ 세포라가 24일 서울 강남구 1호점의 문을 열고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세포라 글로벌 ‘뷰티공룡’ 세포라가 24일 서울 강남구 1호점의 문을 열고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세포라

세포라는 2001년 일본에서 2년 만에 철수했고 2010년 홍콩에서도 현지 브랜드에 밀려 온라인 사업만 남긴 바 있다.

지난 23일 사전 공개행사에서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는 “해외 브랜드는 직구 수준의 가격을 책정하고, 국내 브랜드도 발굴해 석달에 한 번은 독점브랜드를 선보이겠다”면서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를 글로벌로 진출시키는 교두보 역할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한국 화장품시장을 수 년 동안 조사해봤더니 아이메이크업은 시장이 작고, 스킨케어 시장은 매우 크다”며 “세포라는 틈새인 아이메이크업 등 색조를 파고드는 동시에 스킨케어 제품은 온라인몰로 구매하도록 온라인몰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조원 돌파가 점쳐지는 한국 온라인·모바일 화장품 시장을 어떻게 파고들지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국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6조62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조5217억원) 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다.

세포라는 전 세계 온라인 매출 비중이 20%에 이르는데, 국내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전용 앱을 선보여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도 공격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022년까지 14개 매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서울에 7개 매장을 열기 위해 5호점까지 계약을 마친 상태다. 오는 12월 2호점 명동 롯데영플라자점, 3호점 신촌 현대유플러스점을 연다. 내년 2월에는 잠실롯데월드몰에 4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세포라가 2년 전부터 한국 시장을 면밀히 조사하고 진출 준비를 해올 정도로 국내 뷰티시장이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국내 화장품 편집숍들이 이미 확실히 자리잡은 상황에서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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