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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ESS 발화 및 화재확산 조기제어...삼성SDI, 특수 소화시스템 '위력'


입력 2019.10.24 11:00 수정 2019.10.24 14:13        울산=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모듈 강제 발화 시연에서 뛰어난 화재 방지 효과 발휘

추가 안전성 강화로 생태계 복원과 산업·기술 선도

모듈 강제 발화 시연에서 뛰어난 화재 방지 효과 발휘
추가 안전성 강화로 생태계 복원과 산업·기술 선도


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전무·오른쪽)가 23일 울산사업장에 위치한 안정성 평가동에서 실시한 강제 발화 시연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배터리 제품(오른쪽)과 적용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실험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전무·오른쪽)가 23일 울산사업장에 위치한 안정성 평가동에서 실시한 강제 발화 시연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배터리 제품(오른쪽)과 적용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실험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장면 1. 뽀족한 강철 못이 배터리 셀을 찌르자 단 몇 초만에 셀 온도가 100도가 넘어가며 불꽃이 튀었다. 1분만에 불이 붙고 셀 온도는 300도가 넘어가면서 화염은 인접셀로 확대됐다.

장면 2. 같은 강철 못이 배터리 셀을 찔렀다. 연기가 발생하면서 배터리 셀 온도가 올라갔지만 이전보다 속도는 줄었다. 1분만에 200도를 넘겼지만 불꽃이나 화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인접셀의 온도도 40~50도로 유지됐다.

극적으로 대비되는 이 두 장면은 삼성SDI가 23일 울산사업장에 위치한 안정성 평가동에서 실시한 화재 확산 차단용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모듈 화재 테스트 시연에서 연출됐다.

안전성 평가동에 들어가자 다양한 실험실에 눈에 들어왔다. 제품을 1.2~1.5미터의 높이에서 낙하할 정도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제품 낙하 평가실을 비롯, 강력한 진동에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진동평가실 등을 거쳐 화재시연실에 도착했다.

이번 시연은 삼성SDI가 최근 개발한 특수소화시스템을 장착한 제품과 아닌 제품으로 나눠 배터리 모듈의 소화시스템 효과와 소화용 첨단 약품 작동 여부 등에 초점에 맞춰 진행됐다.

삼성SDI가 최근 개발한 이 시스템은 첨단 약품과 신개념 열확산 차단재로 구성돼 특정 셀이 발화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소화시키고 인근 셀로 확산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기치 않은 요인으로 셀이 발화됐을때 특수소화시스템이 작동해 셀의 발화와 인근 셀로의 화재 확산 방지 여부를 확인하는 테스트로 시연은 안전을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외부의 스크린을 통해 지켜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화재 발생으로 인한 내부 온도 문제로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제품에 대해 먼저 실험이 이뤄졌다.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모듈의 셀을 강철 못으로 찔러 강제 발화를 시키자 연기와 함께 셀의 온도가 상승했지만 소화시스템이 바로 작동해 불꽃을 소화시키며 화재 확산을 막았다.

이어 소화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모듈에도 동일한 테스트가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하더니 얼마 후 인접한 셀로 화재가 확산돼 모듈이 전소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험실 바깥에서는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특수소화시스템이 적용됐던 제품과 아닌 제품의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었다. 소화용 특수약품이 내재된 플라스틱이 셀들간 간격 사이에 적용된 구조로 화재가 확산되지 않도록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주변에는 불이 붙지 않으면서 약품이 알갱이 형태로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시연을 주도한 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전무)은 “소화용 특수약품이 캡슐형태로 내재화돼 있어 인접 셀로 열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구조”라며 “열이 발생해도 약품이 자동분사돼 화염이 붙지 않도록 소화하면서 알갱이 형태로 남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최근 개발한 특수소화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배터리 문제 때문이 아닌 ESS 안전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ESS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에 있지는 않지만 국민과 고객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로 고강도 안전 대책을 추가로 마련했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이미 자사의 배터리가 채용된 국내 전 사이트에 ▲외부 전기적 충격에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 ▲배터리 상태(전압·전류·온도 등)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설치해 왔다.

이러한 1단계 안전성 강화 대책이 이달로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추가로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선제적으로 안전성 강화에 대응해 나가기 위함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예기치 않은 요인에 따른 화재 확산을 근원적으로 차단해 국민들과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자칫 커질 수 있는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켜 국내 ESS 산업의 생태계 회복을 비롯, 산업과 기술 성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기 구축된 ESS 사이트에 가능한 빨리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계획으로 7~8개월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며 “그동안 이뤄진 강화 조치들로 99.9%까지 안전성이 확보됐다면 이번에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은 이를 100%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전무·오른쪽)가 23일 울산사업장에 위치한 안정성 평가동에서 ESS용 특수소화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전무·오른쪽)가 23일 울산사업장에 위치한 안정성 평가동에서 ESS용 특수소화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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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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