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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시장 성장에도 보릿고개 넘는 토종 속옷업계


입력 2019.10.23 06:00 수정 2019.10.23 05:48        김유연 기자

62년 역사 남영비비안, 쌍방울에 매각

노후화 이미지·중저가 공세·낮은 진입장벽

62년 역사 남영비비안, 쌍방울에 매각
노후화 이미지·중저가 공세·낮은 진입장벽


비비안 CI.ⓒ남영비비안 비비안 CI.ⓒ남영비비안

토종 속옷업계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유니클로 등 대형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들의 가격 공세와 해외 브랜드 직구 급증으로 성장이 정체되면서다.

23일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니클로와 그리티(구 엠코르셋)가 운영하는 미국 속옷 브랜드 원더브라의 국내 속옷 시장 점유율은 2013년 각각 2.2%, 1.4%에서 지난해 3.1%, 4.4%까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대표 속옷기업인 남영비비안과 BYC는 각각 3.5%, 7.5%에서 2.7%, 5.5%로 떨어졌다.

남영비비안은 신영와코루와 국내 속옷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렸다.

1957년 고(故) 남상수 회장이 설립한 남영비비안은 비비안을 비롯해 비비엠, 마터니티, 젠토프, 수비비안, 로즈버드, 판도라, 드로르 등 8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브랜드와 대형 SPA의 공세에 생존 위기까지 몰렸다.

남영비비안은 지난해 매출 2061억원,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에만 43억원의 적자를 냈다.

'비너스'를 운영하는 신영와코루도 상황은 좋지 않다. 신영와코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5년(60억원) 대비 90%가량 감소한 7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렇다 보니 토종 속옷 브랜드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백화점 등에 한정된 유통망과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올드한 중년 속옷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속옷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가성비를 내세운 중저가 브랜드들과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들이 속옷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속옷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와 SPA브랜드, 스포츠웨어 등 비전문 브랜드의 속옷 시장 진출이 잇따르면서 가격과 기술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실제로 GS샵과 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의 인기 속옷 브랜드 순위를 보면 10위권 내에는 원더브라, 푸마, 아디다스 등 해외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SPA에 맞서 신제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는 업체들도 있다.

BYC는 기능성 내의 개발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무려 24%나 증가했다. 좋은사람들은 생리 중에도 안심하고 착용할 수 있는 '똑똑한 위생팬티' 등 기술력을 높인 제품으로 지난해 실적반등에 성공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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