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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병사 뮤지컬 출연 특혜일까


입력 2019.10.21 08:21 수정 2019.10.21 08:21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연예인 병사 활용 방안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하재근의 이슈분석> 연예인 병사 활용 방안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연합뉴스 ⓒ연합뉴스

연예인 병사가 특혜를 받는다는 문제제기가 또 나왔다. 육군이 군 정책 홍보 뮤지컬을 제작하면서 아이돌 출신 등 연예인 병사들을 출연시켰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현역으로 입대한 연예인 병사들의 군생활이 공연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했다.

과거에도 연예인 병사 특혜 논란이 있었고, 그래서 국방부가 2013년에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했다. 그럼에도 육군이 연예인 출신 병사들을 공연에 활용하면서 연예병사 논란이 다시 터진 형국이다. 이에 대해 육군은 연예병사제도의 부활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연예인 병사가 국방부 공연에 나서는 것을 꼭 특혜라고 해야 할까? 연예인은 연예 능력이 주특기라고 할 수 있고, 주특기를 살려 군에 이바지하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어차피 군에선 홍보 활동을 해야 하는데, 멀쩡히 연예인들을 보유하고도 그들을 놔두고 다른 출연자를 섭외한다면 그게 오히려 예산 낭비가 될 것이다.

연예인 병사들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그들의 인지도가 대단히 중요한 자산이다. 똑같은 홍보 이벤트를 해도 스타가 출연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스타가 있고 없고에 행사의 격이 갈리고 대중의 관심이 갈린다.

노래 잘 하는 사람이 무수히 많은데도 굳이 유명 가수에게 몇 천 만원씩 줘가며 행사 섭외하는 이유다. 송가인은 예나 지금이나 노래를 잘 하지만 스타가 된 지금 출연료가 수십 배로 뛰었다. 스타 프리미엄이다. 국방부가 그런 스타들을 보유하고도 활용하지 않는다면 자원 낭비다. 그래서 연예병사 제도를 아예 없앤 결정은 과도한 것이었다.

연예병사 폐지를 이끌어낸 폭로 보도가 너무 자극적이었다. 당시 연예 병사들이 모텔에서 잠을 자며 밤거리를 배회하고 마사지 업소를 찾는 모습이 세밀하게 보도돼 연예인들을 향한 공분이 들끓었다.

하지만 보도에 문제가 있었고, 논의의 방향에도 문제가 있었다. 군인 관리 책임은 국방부에 있다. 사병 관리에 문제가 있으면 군을 질책해야 함에도, 언론사는 자극적으로 연예인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몰아갔고 논의의 방향도 그렇게 잡혔다. 그러자 군에선 연예병사 없애겠다는 ‘속 편한’ 해결책을 내놓고 책임은 지지 않았다.

일반 사병들도 지휘관 통솔 없이 유흥가 모텔에 가서 자유롭게 있으라고 하면 온갖 사고가 터질 것이다. 당시 군에서 연예병사들을 왜 일과가 끝난 후에 모텔에 방치했는지 그걸 따졌어야 했다. 그 상태에서 카메라가 연예병사들을 감시하며 몰래 따라다니고 일거수일투족을 찍어 공개했다. 당연히 문제행동이 나왔는데, 관리부실을 개선하지 않고 연예인 공격을 하며 결국 제도를 없애버렸다.

아무리 제도를 없애도 수요는 없앨 수 없다. 군 홍보를 하면서 연예인이라는 자원을 안 쓸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파견 형식이라는 ‘꼼수’로 연예인 병사를 동원한다고 한다. 이것을 특혜라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연예인의 특수성이 군복무에 반영되는 것을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 연예인 병사 활용 방안을 제도적으로 만들되, 과거처럼 유흥가 배회 논란 등이 없도록 지휘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리고 ‘군기’가 빠졌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는데, 공연 연습 과정에서 자유분방한 모습이 나오는 정도는 ‘예인’의 특징으로 관용할 필요도 있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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