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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센터 없는 자산관리… 농협은행 실험 통할까


입력 2019.10.21 06:00 수정 2019.10.21 08:13        박유진 기자

비이자이익 확대 위해 자산관리 부문 강화

5년 전 폐쇄 PB센터 부활론엔 여전히 신중

비이자이익 확대 위해 자산관리 부문 강화
5년 전 폐쇄 PB센터 부활론엔 여전히 신중


서울시 중구 충정로 소재 NH농협은행 본점ⓒNH농협은행 서울시 중구 충정로 소재 NH농협은행 본점ⓒ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이 프라이빗뱅커(PB) 센터 없는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향후 성공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액자산가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영업 환경이라는 태생적 고민에서 비롯된 전략으로 전문 조직을 별도 신설해 자산관리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에 따라 내년도 경영계획 사업안에 WM 강화 방안을 제출했다. 창립 역사상 최초로 행 내에 WM을 담당하는 전문 조직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프라이빗뱅커(PB) 센터 설립은 추진하지 않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PB센터 설립 시 수도권 지역에 설치해야 하는데 농협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지방에 점포가 집중돼 있어 효율성이 높지 않은 전략"이라며 "현재 19개로 나눠진 영업본부별 WM 조직을 중심으로 전국의 영업점포를 활용해 WM 서비스에 나서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농협은행 전국 영업점에는 PB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인력 897명이 배치돼 있다. 향후 이들 인력을 중심으로 전 영업점에서 WM 서비스에 나선다는 설명인데 전문 상담과 수익성 확대 측면에서는 실효성이 높지 않을 전망이다.

WM의 꽃은 투자 자산이 많은 부유층 고객이다. 일반 고객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고액자산가 확보를 위해선 특화 영업점 설립이 필수적이다.

농협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고액자산가 등이 적은 점 등을 이유로 센터 설치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과거 PB센터를 8곳까지 세웠다가 전 점포를 폐쇄한 이력도 재설립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농협은행은 지난 2006년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PB센터를 8곳까지 확대했다가 수익성 문제에 따라 점포를 모두 철수했다.

센터 폐쇄 이후론 전 영업점에 '로얄라운지'를 개설하며 간신히 자산관리 서비스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덕분에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서 WM 부문이 가장 약한 한계를 안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WM 전문 조직을 만들어 운영 중인 시중은행과 달리 농협은행은 연금 사업과 WM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WM연금부서를 운영 중이다. 뒤늦게 자산관리 강화에 나선 농협으로선 물리적 비용 지출이 높은 PB센터 건립을 추진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다 빠른 사업 정착을 위해 영업점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WM 서비스 제공 시 다른 은행과 달리 보유자산에 관계없이 대중화된 종합금융 상담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시중은행의 경우 PB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의 최소 자산은 3000만원이다. 이는 최소 상담 이용 조건으로 1억에서 5억원을 보유해야지만 종합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NH농협금융그룹의 경우 최근 전사적으로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을 외치고 있다. 비이자이익 확대 시 비은행 자회사들의 경영 실적도 큰 영향을 주는데 최근 보험과 증권업종 등의 수익성도 좋지 않아 내부적으론 고심하는 상태다.

그룹의 이익 기여도가 높은 은행으로선 WM 수수료만큼 큰 비이자수익원이 없어 재차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권은 저금리와 비대면채널 확대로 수익성 면에서 WM 부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자 장사인 본업 외에 거두는 수수료 등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4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WM 수수료 수익은 1조5417억원을 거둔 상태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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