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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몰린 화장품 로드숍 폐점 속출


입력 2019.10.14 06:00 수정 2019.10.14 05:52        이은정 기자

로드숍 가맹점 수 급감…온라인 매출 확대에 직격탄

H&B스토어·편집숍은 오히려 증가 추세

로드숍 가맹점 수 급감…온라인 매출 확대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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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국내 화장품 로드숍들이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가맹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데일리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국내 화장품 로드숍들이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가맹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데일리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국내 화장품 로드숍들이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가맹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 숫자는 4000개 안팎까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까지 4500개에 육박했던 로드숍 수는 재작년부터 성장세가 꺾이더니 지난해엔 점포 폐점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로드숍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는 2017년 말 각각 765개, 370개이던 매장 수가 750개, 321개로 줄었다. 같은 시기 더페이스샵은 479개에서 270개로 급감했고, 스킨푸드의 경우 228개에서 102개로 쪼그라들었다.

로드숍 브랜드들의 몰락 원인으로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 등에 힘입어 시장이 성장하자 다양한 브랜드들이 생겨나면서 출혈 경쟁이 심화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업체들이 제품 개발보다 할인 경쟁에 열을 올리면서 스스로 저가 이미지를 형성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후퇴시켰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화장품 브랜드가 많아진 것도 로드숍의 성장세가 꺾인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온라인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로드숍 본사들이 온라인몰을 직접 운영한 것이 오프라인 가맹점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6조62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조5217억원) 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다. 월간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올해 들어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대로면 올해 총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무난하게 1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은 최근 연합회를 구성하고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다. 같은 브랜드지만 오프라인 매장보다 싸게 판매되는 온라인몰, 면세상품의 오프라인 유통 등이 가맹점을 벼랑 끝에 몰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화장품 업게 관계자는 "최근엔 특정 브랜드의 화장품을 사기 위해 로드숍 매장을 방문하는 목적 지향적 소비 패턴이 사라지는 추세"라며 "가맹점주와의 상생도 꾀할 수 있는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올리브영, 랄라블라, 시코르, 롭스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H&B 스토어들은 최근 빠르게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로드숍 브랜드를 보유한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등도 최근 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점차 편집숍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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