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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홍콩發 경고음⋯ELS 15조원 조기상환 물 건너가나


입력 2019.10.10 06:00 수정 2019.10.10 11:23        최이레 기자

4~5월 홍콩 H지수 ELS 발행액 14조6500억⋯이달부터 첫 조기상환 평가

홍콩 정세에 따라 조기상환 여부 판가름⋯"조기상환 실패 리스크 확대"

4~5월 홍콩 H지수 ELS 발행액 14조6500억⋯이달부터 첫 조기상환 평가
홍콩 정세에 따라 조기상환 여부 판가름⋯"조기상환 실패 리스크 확대"


최근 홍콩 시위가 다시 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홍콩 H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 선 초반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지난 4월과 5월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통상 6개월 단위로 도래하는 조기상환평가일을 앞두고 지수 하락을 부추길 개연성이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 최근 홍콩 시위가 다시 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홍콩 H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 선 초반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지난 4월과 5월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통상 6개월 단위로 도래하는 조기상환평가일을 앞두고 지수 하락을 부추길 개연성이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안

최근 홍콩 시위가 다시 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홍콩 H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 선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증권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지난 4월과 5월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통상 6개월 단위로 도래하는 조기상환평가일을 앞두고 지수 하락을 부추길 개연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홍콩 H지수를 기반으로 한 ELS는 지난 4월과 5월 각각 7조5334억원, 7조1207억원 가량 발행돼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ELS 상품이 6개월 간격으로 조기상환 여부를 결정하는데 지난 4월과 5월 유입된 약 15조원에 가까운 투자액 거취가 이번 달 및 다음 달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홍콩 정세를 감안했을 때 원금 손실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기상환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앞서고 있다. 이미 홍콩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9월 중순부터 말까지 지수 하락세가 이어진데다 최근 군사적 개입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마찰 수위가 증폭되고 있어 지수를 끌어 올릴 만한 재료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홍콩 사태의 경우 표면적으로 정치적인 사건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한 타격은 경제 부문에 있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특히, 최근 인민해방군 투입 여부까지 거론되는 것 등을 고려했을 때 시장 자체에 대한 의구심은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홍콩 시위는 이미 블랙 스완(검은 백조) 징조를 보이고 있는데 향후 리스크가 확대될수록 대규모 자금 조정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동시에 이 자금들은 경제적 자유가 보장되는 시장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아직까지 지수 자체가 위험 영역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위험해질 가능성은 충분히 농후해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3일 골드만삭스는 홍콩에서 대규모의 자금 이동이 일어났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최소 30억 달러(한화 약 3조5820억원)에서 40억 달러(한화 약 4조77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홍콩을 빠져나와 싱가포르로 향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이 보고서를 낸 걸프릿 싱 사히, 잉퀴앙 구오 애널리스트가 "홍콩 예금액(HKD) 잔고에서 자금 순유출이 진행된 반면 싱가포르 외국환 계좌에서는 순유입이 발견됐다"며 "앞으로 홍콩의 자금유출 및 유동성 문제는 활발히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9월 및 그 이후 데이터가 향후 중요 사안이 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자금이 지속적으로 홍콩을 빠져나갈 경우 H지수의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 2016년 상반기 대규모 녹인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홍콩달러 가치 하락으로 인해 증시가 조정을 받아 지수가 급락한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4월과 5월 발행된 ELS 상품에 대한 첫 조기상환여부는 홍콩 정세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LS의 경우 통상 최초기준가격에 5~10% 단위로 조기상환여부를 평가하기 때문에 지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다음 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는 쉽게 말해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현재로선 홍콩 사태가 격화됐다고 해서 당장 녹인 구간까지 떨어질 확률은 큰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시위대와 홍콩 행정부, 중국 정부 간 타협점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당수의 상품들도 녹인 구간 진입 가능성을 배제하긴 힘들게 됐다"며 "조기상환이 안 되는 것 자체가 이미 상품의 리스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기 때문에 추후 사태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최이레 기자 (Ir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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