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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1만대로 늘리면 기아차는 환호할까


입력 2019.10.09 06:00 수정 2019.10.08 21:17        박영국 기자

차량 교체주기 6년 감안하면 연평균 1700대 수요 발생

연간 6~7만대 팔리는 볼륨카 카니발에 수혜 미미

차량 교체주기 6년 감안하면 연평균 1700대 수요 발생
연간 6~7만대 팔리는 볼륨카 카니발에 수혜 미미


타다 차량.ⓒ타다 타다 차량.ⓒ타다

렌터카 기반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가 7일 내년까지 운영 차량을 1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운영 차량으로 이용되는 기아자동차 카니발 판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타다의 이같은 증차 계획은 ‘사회적 갈등’을 우려한 국토교통부의 반대로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설령 ‘1만대를 확보’ 계획을 고수한다 해도 기아차에 획기적인 호재가 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타다 운영용으로 가능한 국산 차량은 기아차 카니발이 사실상 유일하다. 타다의 운영방식 자체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겐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여객운수법 시행령 예외조항(18조의 1)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차량으로 카니발 외에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가 있지만 이 차는 화물 적재를 염두에 두고 제작돼 승차감이 떨어지는데다, 승합차 이미지가 강해 고객 선호도가 카니발에 못 미친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쌍용자동차에서 11인승 코란도 투리스모를 생산했었지만 높아진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맞추는 데 들어갈 비용 대비 기대 수익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6월 말 부로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사실상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시장 자체가 카니발의 독점 시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시장의 확대가 기아차에게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수혜의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카니발은 워낙 잘 팔리던 차종이기 때문에 1만대의 수요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해도 연간 기준으로 보면 획기적인 판매 증가를 보장해주진 못한다.

카니발은 지난해 7만6362대가 팔렸다. 월평균 6000대를 넘는다. 모델 노후화가 더 진행된 올해 판매량도 9월까지 4만7988대로 월평균 5000대 이상이다.

타다의 증차가 계속해서 꾸준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마저도 일시적인 수요에 불과하다. 차량호출 서비스 이상의 가혹 조건에서 운영되는 택시도 평균 교체 주기가 6년이다. 타다용 카니발 교체수요 역시 6년에 1만대 꼴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연간으로 따지면 1700대에도 못 미친다. 연간 6만~7만대 팔리는 차종에 그 정도 수요는 미미한 수준이다.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 요인은 개인 판매 시장에서의 인기 상승만큼 큰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타다’라는 글자가 새겨진 카니발이 길거리에서 자주 보인다면 중형차 시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택시용 차량의 이미지 저하’ 현상이 카니발에도 작용할 수 있다. 동일 차량이 택시로 판매될 경우 고급화 마케팅에 방해 요인이 되기 때문에 현대차의 경우 신형 쏘나타를 택시로 판매하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SM6 출시 초기에는 택시로 판매하지 않았었다.

타다에서 단기간에 많은 물량을 필요로 하는데 생산량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중고 시장이나 기존 렌터카 시장에서 일부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 등 1t 트럭은 선거철마다 유세용 차량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선거를 앞두고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2주간의 선거유세기간을 전후해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차량인 만큼 새 차를 구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중고로 구매했다 되팔거나 임대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차량호출 서비스가 확대된다면 카니발 수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카니발이 워낙 볼륨카(판매량이 많은 차종)다 보니 획기적인 판매 증가 요인으로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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