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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 SLBM 도발, 사실상 예견된 수순"


입력 2019.10.03 03:00 수정 2019.10.03 05:24        이배운 기자

미북협상 교착되면 연말까지 도발 높여갈 듯

협상 난항 겪으면 ICBM, 핵실험도 배제 못해

미북협상 교착되면 연말까지 도발 높여갈 듯
협상 난항 겪으면 ICBM, 핵실험도 배제 못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북한이 지난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가운데, 북한의 점진적인 도발·위협 수위 상승은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협상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박았으며, 미국이 그 전에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도발 수위를 점진적으로 높여나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할 계획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북한이 오전 7시 11분경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의 SLBM 으로 추정되며,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사거리는 약 450㎞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에 발사한 것은 '북극성-3형'일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처럼 고각발사가 아닌 정상적인 각도로 발사를 했다면 1500~2000㎞정도 날아가는 최소 중거리에 전략탄도미사일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SLBM 탑재가 가능한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SLBM 탑재가 가능한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지난 5월 북한이 올해 들어 처음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다음엔 중거리미사일, 그 다음엔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 과정을 밟기 싫으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협상에 나오라고 협박하려는 메시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저·중·강 도발 중에 저강도 도발을 벌인 것"이라며 "연말까지 핵협상 교착 상황이 계속되면 도발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고 하겠다'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관측하기도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상시 훈련의 차원이라고 보는 것은 안이한 시각이며, 북한이 미북 협상 상황과는 무관하게 핵능력 고도화 차원에서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5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지난달 25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이어 손 교수는 2일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협상에서 양보를 하지 않으면 나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과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이같은 점진적 위협수위 상승은 북한이 예전부터 깔아둔 철저한 계획에 따른 것이고 그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성훈 전 원장은 "북한은 도발의 수위를 높여나가며 자신들의 핵 능력을 기정사실화 하고 '땅따먹기'처럼 미국의 허용범위를 조금씩 넓혀나가고 있다"며 "트럼프가 세운 마지노선인 ICBM 발사와 핵실험 앞까지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은 내년 초에 또 도발을 벌일 텐데 이때는 마지노선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으로 취약해진 틈을 노려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협상을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말을 안 들으면 트럼프와 거래는 끝나는 것이고, 차기 미 행정부의 주목을 끌기위해서 북측은 추가 도발을 할 것"이라며 "북한은 과거부터 그러한 방식으로 지금의 핵무력을 갖춰왔다"고 꼬집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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