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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향하는 이통3사 AI 기술


입력 2019.10.01 16:11 수정 2019.10.01 16:13        김은경 기자

AI 스피커로 독거 어르신 말벗 넘어 치매 예방까지

사소하지만 크게 느껴지는 일상 속 불편함 개선 노력

민간기업 역할 한계 있어 사회적 시스템과 결합돼야

김모 할머니(서울 강북구 번동·64세)가 SK텔레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제공하는 ‘두뇌톡톡’을 통해 인지능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SK텔레콤 김모 할머니(서울 강북구 번동·64세)가 SK텔레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제공하는 ‘두뇌톡톡’을 통해 인지능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SK텔레콤

AI 스피커로 독거 어르신 말벗 넘어 치매 예방까지
사소하지만 크게 느껴지는 일상 속 불편함 개선 노력
민간기업 역할 한계 있어 사회적 시스템과 결합돼야


이동통신 3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사람을 향하고 있다. 독거 어르신에게 지급된 AI 스피커는 꽤 괜찮은 말벗이다. 건강에 이상 신호가 발생하는 비상 상황에 119를 불러주는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치매도 예방해준다.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무상으로 지원하는 AI 코딩 교육은 격차를 해소하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 기능이 탑재된 AI 스피커는 날씨를 묘사해 알려주는 등 일상의 사소하지만 큰 불편을 해소한다. ICT 기업이 실제 취약계층의 일상 속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AI의 역할을 고민한 결과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서울 강북구 번동과 노원구 중계동 LH임대단지 내 독거 어르신 및 장애인 등 총 500세대에 ‘행복커뮤니티-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AI 스피커 ‘누구’와 대화하면서 치매 예방 효과가 검증된 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어르신들에게 약을 챙겨 먹거나 병원에 가야 할 시간을 알려주고, 폭염·장마 등 재난·재해 정보를 제공한다. 어르신들의 관심사항인 고혈압·관절염·당뇨 등 만성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을 포함해 응급처치나 건강검진 관련 유의사항 등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KT는 AI ‘교육 격차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날부터 대구지역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AI 코딩 교육을 진행한다. AI 코딩교육을 희망하는 지역사회 및 사회취약계층 아동들을 선발해 KT에서 출시한 AI 에듀팩을 통해 교육한다. 에듀팩 초급 패키지의 지니블록을 활용한 초등학생 맞춤형 코딩 교육도 가능하다.

또한 경력단절여성 및 은퇴자를 AI 에듀팩을 활용한 ‘혁신 기술 교육 전문가’로 육성해 재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9월부터 시행 중이다. KT에서 준비한 일련의 교육을 통해 ‘혁신 기술 교육 전문가’가 되면 각 지역 학생들 대상 코딩 교육을 직접 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시각·지체 장애인 300가정에 AI 스피커 등을 지원하는 등 ‘행복한 나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날 지급된 AI 스피커를 통해 ‘장애인 콜택시’, ‘교통약자용 지하철 정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장애인 전용 AI 서비스 ‘설리번+’을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설리번+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인식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앱이다. 정확한 시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인식된 이미지와 주요 단어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최적의 문장을 조합하는 이미지 캡셔닝 기술을 적용했다.

예를 들어 설리번+ 앱을 통해 탁에 놓인 펜을 촬영하면 ‘탁자, 위, 펜’과 같은 사물 관련 주요 단어를 종합해 “탁자 위에 펜이 있습니다”라고 알려준다. 또 통신사 관계없이 누구나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 돌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ICT이 취약계층 삶의 질을 높이고 돌봄 일손을 더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민간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 등 공적인 영역에서 사회적 시스템과 결합돼야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ICT가 재가 어르신들이 응급상황에 대처하거나 취약계층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기술의 혜택은 돌봄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을 메워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은 AI 스피커처럼 기기를 지원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서는 시스템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는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함께 갖춰져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석 교수는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한 투입 대비 효과를 보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돌봄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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