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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권고대로' 소득 없는 면담에 뿔난 DLS 피해자 "끝까지 간다"


입력 2019.10.01 14:43 수정 2019.10.01 15:15        박유진 기자

우리은행, DLF 투자자와 면담…원칙론에 투자자 부글부글

금감원, 상품 판매 과정서 문제 포착 '불완전판매' 정황도

우리은행, DLF 투자자와 면담…원칙론에 투자자 부글부글
금감원, 상품 판매 과정서 문제 포착 '불완전판매' 정황도


1일 서울시 중구 회현동 소재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DLF)으로 원금 손실을 본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있다.ⓒ데일리안 1일 서울시 중구 회현동 소재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DLF)으로 원금 손실을 본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있다.ⓒ데일리안


우리은행은 1일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DLF)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권고안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투자자 측에 전했다.

상품 판매 과정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예측 실패 입장만을 반복해 투자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서울시 중구 회현동 소재 본점에서 DLS·DLF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면담을 진행하고 금융감독원의 권고안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면담에는 은행 측 인사로는 정채봉 영업 부문 부문장 겸 DLF 파생 사태 태스크포스(TFT) 팀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되며 비대위 측 투자자 3명이 자리했다. 이들은 약 1시간에 걸쳐 상호 간 입장을 공유했지만 합의점은 찾지 못한 채 헤어졌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투자자 A씨는 "(합의) 없었다. 금감원에서 결정하는 권고를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다"며 "그동안 표명했던 입장만 재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현재 DLS, DLF 가입자들은 은행이 투자성향을 조작해 가입을 부추기고, 손실 날 가능성이 없다는 등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와 사기 등을 주장 중이다.

이날 비대위는 계약무효와 원금반환 등을 주장하며 금감원에 소를 제기하고 민사 소송 등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해당 상품을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에 대한 검사 결과를 공개했고, 일부 상품 설계와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 8월부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유경PSG자산운용, 교보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 10곳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선 바 있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파생상품 판매 때 은행들은 내부 리스크관리 부서로부터 금리하락 때 원금 손실이 가능하다는 의견에도 상품 발행을 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자체 리스크 분석 없이 손실위험을 0%로 오인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 백테스트 결과를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상품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작다고 생각한 일부 소비자는 투자를 단행했고 원금의 전액까지 잃는 사태가 빚어졌다. 여기에는 개인 3004명, 법인 222명, 전문투자자 17명이 7950억원을 투자했으며, 25일 기준 잔액은 6723억원, 이중 5784억원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현재까지 예상손실액만 3513억원(손실률 52.3%)을 기록 중이다.

이날 금감원은 상품을 설계하고 유통한 금융사들이 DLF로 인한 리스크를 제3자에게 이전하면서 수수료 이익 창출에 나섰다고 밝혔다. 기초자산으로 사용된 금리가 마이너스에 진입한 상태에서 손실배수를 높이는 등 상품구조를 지속적으로 변경해 판매했다는 설명이다.

은행들은 고객에게 약정수익률 연 4%를 약속하면서 그에 따른 대가로 10%에 달하는 수수료만 챙겼는데 판매 과정에서 일부 불완전판매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계좌 3954건의 판매서류를 전수 조사한 결과 서류상에서부터 하자가 있던 계약으로 약 800건(20%)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오후 투자자와 면담을 진행한 우리은행 측은 상품 설계 과정서 문제가 있었다는 부분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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