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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연속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출…여전히 ‘반도체 탓’ 하는 정부


입력 2019.10.01 10:43 수정 2019.10.01 10:47        배군득 기자

정부 “반도체 제외하면 전체 물량 좋다”…시장다변화 승부수

세계경제 불안감 여전…반도체 부진 대체 품목 찾기 전전긍긍

정부 “반도체 제외하면 전체 물량 좋다”…시장다변화 승부수
세계경제 불안감 여전…반도체 부진 대체 품목 찾기 전전긍긍


9월 수출입 실적 ⓒ산업통상자원부 9월 수출입 실적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9월 수출도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부진이 하락 폭을 키웠다. 정부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제외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들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수출 품목이 없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수출 부진을 반도체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수출 품목과 시장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은 447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7% 줄었다. 이는 10개월 연속 감소한 수치다. 수입은 387억4000만 달러로 5.6%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59억7000만 달러로 9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산업부는 수출이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체 물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석유화학 등을 제외하면 플러스라는 얘기다.

산업부는 “9월 물량이 1월에 이어 2번째 규모로 크게 증가(3.1%)했다. 1∼9월 누적 물량도 증가세를 유지(+0.9%) 중”이라고 밝혔다.

9월 일평균 수출은 21억8000만 달러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부분도 부각시켰다. 3개월 만에 20억달러를 회복하며 7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자동차(4.0%)・차부품(2.1%)・무선통신(1.1%)・선박(30.9%)・가전(0.4%) 등 주력품목과 이차전지(7.2%)・바이오헬스(25.2%) 등 신(新)수출성장품목 호조도 하락폭을 완화하는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특히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외시 수출 추이를 이례적으로 내놨다. 반도체(-31.5%)와 석유화학(-17.6%)을 제외하면 1.7% 마이너스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여기에 자동차 수출 6개월 연속 증가는 2017년 7월 이후 최초,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14개월 만에 증가라는 내용을 부각시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반도체 단가 회복 지연 및 유가 변동성 확대 등 세계 무역환경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보다는 다소 개선됐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이어 “9월 수출의 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체 물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평균 수출과 무역수지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 활력 회복 조짐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수출 실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수출시장 불안감은 여전하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빼고 수치를 산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인 셈이다.

더구나 미중 분쟁 심화로 대중(-21.8%)·대미(-2.2%) 모두 하락했다. 정부가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시장 다변화를 꾀하는 상황에도 수출이 부진한 이유다.

세계 경기를 이끌고 있는 미국・중국・독일 경기 침체 지속 확산도 수출시장 걸림돌이다. 독일 제조업 PMI 지수는 2009년 유로존 위기 이후 최저(41.4) 수준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 수출이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라는 부분도 악재다.

수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정한 13대 수출품목 중 선박을 제외하고 모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더라도 당분간 수출 부진은 회복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수출에서 제외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수출 정책의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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