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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실적 '高 or 低'…기로 놓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입력 2019.10.01 06:00 수정 2019.09.30 22:27        이홍석 기자

3Q 성적 기대 못 미쳐...회복 시기 4Q로 밀려

내년부터 본격 반등 기대감 속 불확실성도 커

3Q 성적 기대 못 미쳐...회복 시기 4Q로 밀려
내년부터 본격 반등 기대감 속 불확실성도 커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올해 3분기가 마무리되면서 4분기만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전자부품 업계 실적을 이끌었던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표정이 썩 좋지 않다. 올 상반기 부진의 늪에 빠졌을때만 해도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제는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업체들은 3분기 실적이 본격적인 반등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하반기 들어 업황이 점점 나아지는 추세여서 4분기에는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에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3분기 매출 60조원과 영업이익 7조원 안팎의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각 증권사마다 영업이익이 6조원 후반에서 7조반 초반대까지 다양하게 형성되면서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평균 전망치는 6조9984억원으로 여기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중 반도체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3조4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전망으로 개선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동기 13조6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전무후무했던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던 것과는 큰 간극이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예상보다 길어진 영향이 크다. 지난해말부터 수요가 줄면서 지난 2년간의 초호황 기간에 생산된 제품이 재고로 고스란히 쌓이면서 제품 가격은 자연스레 미끄럼틀을 탔다.

상반기 내에 멈출 것으로 예상됐던 D램 가격 하락세는 8월이 되서야 간신히 멈췄다.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경우, 지난 8월 말 2.94달러로 전월대비와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며 하락세를 멈춘 상태다. 이 때문에 재고 소진 기간이 길어졌고 이 과정에서 수익성도 악화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반등 수준은 아니다. 범용 제품인 128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 제품의 지난 8월 말 가격은 평균 4.11달러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고점이었던 지난 2017년 8월(5.87달러)은 고사하고 지난해 말(4.66달러)과 비교해도 아직 간극이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더 녹록치 않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3782억원으로 전년동기(6조4724억원) 대비 약 94%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전 분기(6376억원)와 비교해도 약 40% 감소하는 등 저공비행이 예상된다.

이는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D램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80% 가량이 D램에서 나오고 낸드플래시는 2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D램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심하다.

삼성전자도 전체 반도체 매출의 절반이 D램에서 나오지만 낸드플래시도 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등 어느 정도 균형을 갖추고 있는 것과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재고 소진이 상당수준 이뤄지고 있어 4분기 반등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도 수요가 회복되면서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속도가 당초 기대보다는 느려져 4분기 반등 폭도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분기가 3분기보다는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회복 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본격적인 반등은 내년부터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도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 지속으로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영업이익이 약 6000억원대로 전년동기(1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전 분기(7500억원)보다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분기 적자(-5600억원) 이후 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대로라면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하반기 성적에는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LCD 가격 하락 지속에 애플의 스마트폰용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선 다변화 전략으로 제품 단가 하락 압박도 수익성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LG디스플레이의 영업적자 규모는 3000억원 중반대로 상반기 누적 적자(5007억원)를 포함하면 8000억원을 훌쩍 넘게 된다. 수요 위축으로 인한 LCD 가격 하락 속에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중국 현지 세트업체와 유통업체들이 패널 구매를 보수적으로 전환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TV와 스마트폰에서 OLED 수요 증가 속도와 제품 수율과 생산량 뿐만 아니라 양사가 모두 추진하고 있는 LCD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과 감산 등의 요인들도 감안해야 해 당분간 불확실성이 계속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OLED로의 사업 전환과 비중 확대 등의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미·중 무역분쟁, 애플 변수, 중국의 기술 추격 등 외부 변수들이 너무나 많다”며 “당장 내년만 해도 어느시기에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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