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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부론' 한국당, 경제정책 샅바싸움 건다 "어떤 공개토론도 환영"


입력 2019.09.24 02:00 수정 2019.09.24 06:06        정도원 기자

연이틀 민부론 홍보"질문 환영, 많이 해달라"

김광림 "70% 중산층, 가구당 1억 소득 약속"

경쟁억제·결과의 평등에서 공정거래촉진으로

연이틀 민부론 홍보"질문 환영, 많이 해달라"
김광림 "70% 중산층, 가구당 1억 소득 약속"
경쟁억제·결과의 평등에서 공정거래촉진으로


자유한국당 2020경제대전환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림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부론 언론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한국금융ICT융합학회 오정근 회장, 오른쪽은 김종석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 2020경제대전환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림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부론 언론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한국금융ICT융합학회 오정근 회장, 오른쪽은 김종석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이 연일 민부론(民富論)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반환점을 향하는 현 정권 하에서 경제지표와 체감경기가 끊임없이 악화하고 있는 관계로, '경제유능정당'의 자신감을 바탕삼아 정책 샅바싸움을 걸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당 2020경제대전환위원회는 23일 국회에서 민부론 브라운백미팅을 열었다. 전날 황교안 대표가 직접 대국민 보고회를 가진 뒤, 곧바로 연 이틀 홍보전에 나선 셈이다.

장소도 의원회관이 아닌, 최고위원회의를 할 때 사용하는 국회본청 당 회의실을 잡았다. 경제대전환위 관계자들은 샌드위치와 커피를 나눠주며 "시간이 될 때까지 기자들의 질문을 받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낸 '경제통' 김광림 최고위원을 필두로 김종석·정태옥 의원과 오정근·김태기 교수라는 '드림팀' 5인방이 자리했다. 김 최고위원은 브라운백미팅 시작 전에 기자석을 일일이 돌며 참석한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질문을 많이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경제실정백서위원회를 구성해 문재인정부의 경제실정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경제실정 징비록'을 5월에 발간해 국민들께 보고드렸다"며 "징비록에 나온 내용을 치유하고 과거 우리가 여당이었을 때의 정책을 반성도 하고 앞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내용도 포함해서 민부론을 발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41명의 교수를 포함해 90명의 전문가와 국회의원들이 90일 정도 작업해서 165p 되는 이 책 하나로 나왔다"며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에서 성공할 투자혁신성장을 포함해 20개 과제, 전체 내용을 보면 아주 세세한 과제까지 50개 과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런 것들을 전부 다 추진하고나면 2030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열게 된다"며 "중산층 비중을 70%로 복원하고, 한 가구당 1억 원의 소득을 함으로써 세계경제 5대 강국에 진입하는 기초를 마련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자신했다.

현 정권의 경제실정은 앞선 5월에 발간된 징비록에 이미 지적됐기 때문에, 이날 브라운백미팅의 관심은 정책 방향과 과제에 쏠렸다.

그 중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는 경쟁촉진법으로 대전환하며, 가업상속을 중심으로 상속세법을 개편하고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부작용을 완화한다는 내용이 관심을 끌었다.

우리 경제 구조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되는 '피터팬 콤플렉스'도 적시됐다. 민부론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신규 순환출자·채무보증이 금지되며 공시의무는 대폭 강화되는 등 70여 개가 넘는 새로운 규제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지나친 규제를 완화해 끊임없이 새로운 대기업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김종석 의원은 "공정거래법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해야 하고 공정위도 그를 위한 조직이어야 하는데, 좌파 정권이 들어서서 이것을 경쟁을 억제하고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오도하고 있다"며 "원래 입법 취지가 경쟁의 촉진이다. 명칭부터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당연한 이야기지만 경쟁이 없는 곳에 경쟁력이 생길 수가 없다"며 "개방과 경쟁은 더러운 말이 아니라 진취적으로, 효율적으로 만드는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정태옥 의원은 "원래 서구 선진국의 공정거래법은 특정 시장에서 한 기업이나 트러스트가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인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보다도 일반 독점을 억제하는데 초점이 돼 있다"며 "이 때문에 소위 선진국에서는 300인 이상 대기업이 전체 근로자 고용의 30%를 책임지는데 우리나라는 10%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지금 현재의 재벌 외에도 다른 대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면 지금의 공정거래법을 경쟁촉진법으로 바꿔야 한다"며 "공정거래법 안에 들어간 개개 지배구조에 관한 문제는 상법 규정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광림 "소주성vs민부론, 언제 어디든 토론"
김두관 민부정책연구원 이사장 공격은 일축
김종석 "내용 전혀 달라…반성할 생각 해야"


자유한국당 2020경제대전환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림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국회본청에서 열린 민부론 언론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 2020경제대전환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광림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국회본청에서 열린 민부론 언론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한일 간의 무역분쟁 사태에서 드러난 우리나라의 기초소재산업의 발전 미비 또한 공정거래법의 과도한 규제 때문이라는 진단이 뒤따랐다.

정 의원은 "공정거래법에서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한 이유는 대기업이 상속을 편법으로 하니까 문제됐던 것인데, 그것만 스마트하게 규제하지 않고 일괄규제를 하다보니 소재산업에 진출하려 해도 '일감몰아주기'에 다 걸린다"며 "벤처가 안 되는 이유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벤처가 발달하면 (대기업이) 사주는데, (우리는) 공정거래법에서 막혀 있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공정거래법은 1980년 전두환이 대통령되기 이전에 국보위에서 만든 것으로,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공정거래마저 제한하는 쪽으로 법이 만들어졌다"며 "30년 가까이 운영했으니 원래대로 독점을 규제하고 공정한 경쟁은 촉진하는 방향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의를 환기했다.

민부론이 화제를 끌자 여권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관해서는 일소에 부쳤다.

이날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이 지난 2006년에 민부정책연구원을 창설해 이사장을 맡고 있음을 강조하며 민부론에 도용·위작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한국당 참석자들은 '이름만 비슷할 뿐 내용이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김종석 의원은 "이름이 비슷하다는 것은 '원조감자탕'과 '진짜원조감자탕'처럼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내용을 봐야 한다"며 "김두관 의원이나 좌파 진영의 민부정책은 이름은 좋지만 경쟁력 강화나 빈곤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이다. 반성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름을 갖다썼다며 뭐라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김광림 최고위원도 "김두관 의원이 13년 전인 2006년에 민부론이라는 내용이 아니라, 민부정책연구원이라는 것을 미리 만들었더라"면서도 "어떤 활동을 했나보니 주로 양극화·경제민주화 이런 쪽을 많이 연구했더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훑어보면 그게 지금에 와서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으로 귀착된 것이 아니냐"며 "한국당이 내놓은 민부론은 소득주도성장을 앞으로 투자혁신성장으로 바꾸어나감으로써 경제의 부가 국가가 아닌 개인과 가계에 많이 흘러가도록 하는 정책이니 표절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민부론에서 제시한 대안경제정책과 관련해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하고 있는 집권 세력과의 어떠한 토론도 환영한다고 천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부 주도의 소득주도성장과 민간·시장 주도의 민부론에 대해서 TV토론도 좋고 어떤 것도 좋다"며 "여당과 같이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대토론의 장을 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경제 전반의 운용에 대한 것도 좋다"며 "언제 어디서든 토론을 제안하며 참여할 것임을 이 자리를 빌려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또 청와대에 제안드린다"고 압박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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