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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에 시중은행 신탁경쟁 후끈…6년 만에 선두자리 손바뀜


입력 2019.09.24 06:00 수정 2019.09.23 16:55        박유진 기자

연내 1000조 신탁자산…은행권 경쟁도 치열

신한銀 재산신탁서 두각 내던 하나은행 제쳐

연내 1000조 신탁자산…은행권 경쟁도 치열
신한銀 재산신탁서 두각 내던 하나은행 제쳐


주요 시중은행 재산신탁 부채 현황ⓒ데일리안 주요 시중은행 재산신탁 부채 현황ⓒ데일리안

고령화사회 진입 등에 따라 국내 금융권에도 신탁 사업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올해 상반기 재산신탁에서 KEB하나은행을 제치고 은행 점유율 선두로 도약했다. 당초 프라이빗뱅킹(PB) 부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던 하나은행은 재산신탁에서 선도적 영업에 나서며 6년 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판도가 바뀌게 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 신탁자산 계정 현황에서 신한은행의 재산신탁 부채는 36조2078억원을 기록해 하나은행(33조5157억원)을 제치고 점유율 1위 사업자로 부상했다.

두 회사는 전체 신탁계정 자산의 약 50%가 재산신탁으로 분류돼 있는 업계 1~2위 사업자다. 하나은행의 경우 금융권 최초로 유언대용신탁 등을 출시하며 2013년부터 시장을 선도해왔다. 여기에는 통합 전인 외환은행의 실적이 반영된 결과로 최근 이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한에 왕좌를 내주게 됐다.

신탁이란 고객이 현금성 자산이나 부동산 등을 맡기면 금융사와 신탁사가 이를 가지고 운용하는 상품을 뜻한다. 이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이 존재하는데 재산신탁은 금전 이외의 유가증권, 부동산, 동산 등을 맡겨 운용 수익을 얻는 서비스다. 은행권의 대표 신탁 상품으로는 가업승계, 양육비지원, 성년후견, 펫(Pet)신탁 등이 있다.

신탁 목적으로 받은 재산은 금융사의 자본이 아니기 때문에 회계상에 자산과 부채로 적는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라는 측면에서 부채항목은 곧 운용 규모가 돼 부채로 시장 상황을 따질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016년 그룹사 차원에서 신탁 부문을 3대 핵심 경영 전략으로 수립하고 '원신한(One-Shinhan)' 전략을 취하면서 재산신탁의 부채가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의 재산신탁 부채는 신한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36조2078억원, 하나은행 23% 늘어난 33조5157억원, 우리은행 13% 확대된 16조2154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신탁 부문에서 재산신탁 비중이 낮은데 38% 감소한 5조7107억원을 나타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재산신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부동산담보 수탁이 꾸준히 증가한 상황"이라며 "특히 올해부터 금전채권신탁의 수탁고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탁 사업은 2011년 관련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규제 빗장이 열리며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 특히 최근 은행권은 과도한 예대마진 의존도를 줄이고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고자 신탁 사업을 확대 중이다. 덕분에 금융권의 신탁재산 규모는 연내 1000조원에 육박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신탁재산은 사상 최대치인 92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0조원 넘게 증가한 자산으로 이 중 은행권의 비중은 49.7%에 달한다.

금융권의 신탁재산은 앞으로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금융당국은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새로운 부동산신탁사 인가를 승인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추세다. 금융지주사마다 비이자이익 확대 차원에서 부동산사업 라인업을 강화하고자 신탁사 인수에 나섰다. 올해만 해도 신한금융그룹이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우리금융그룹은 국제자산신탁의 인수를 결의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재산신탁뿐만 아니라 고정금리형 특정금전신탁, 조기상환 가능성과 상품 안정성을 높인 주가연계증권 공급을 확대하는 등 고객에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기초자산 편입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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