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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韓 철수설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닛산


입력 2019.09.18 07:00 수정 2019.09.17 21:22        조인영 기자

불매운동에 韓 철수설까지…미온한 대응에 딜러·고객만 '답답'

불매운동에 韓 철수설까지…미온한 대응에 딜러·고객만 '답답'

닛산코리아ⓒ데일리안 닛산코리아ⓒ데일리안

"확인되지 않은 루머엔 코멘트할 수 없습니다." 한국 시장 철수설에 대한 닛산 관계자의 답변이다. 철수설이 나온 지 벌써 열흘이 지났지만 긍정도, 부정도 않는 태도다.

한국닛산이 국내 시장 진출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렉서스, 도요타, 혼다 등 다른 일본자동차 브랜드에 밀려 가뜩이나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불매 운동까지 겹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실제 한국닛산은 지난 7월 볼륨 차종인 신형 알티마를 '조용히' 내놨지만 2주 동안 팔린 대수는 고작 17대였다. 작년 8월 알티마 판매량이 421대였고 올해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내놨다는 것을 감안하면 형편없는 숫자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8월 판매량이 57대로 작년 8월 178대와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다.

재무 상황도 좋지 않다. 한국닛산의 자본총계는 작년 3월 -194억원, 올해 3월 -340억원으로 수년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판매까지 고꾸라지니 조만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마냥 터무니없지는 않다.

대내외적으로 우려가 번지고 있지만 정작 닛산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한국 철수설에 대해 '사실무근' 또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등 일반적인 답변조차 없었다. "비상경영체제인가" "현재 분위기는 어떤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도 "아는 바가 없다"는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의혹만 가중시켰다.

철수설 관련 적극적인 대응이 간절한 쪽은 기자보다는 생계가 달린 국내 딜러사들과 서비스가 필요한 닛산차 소유주들이다. 실제 철수설이 나오자 닛산차 소유주들의 문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일부 딜러사는 판매 감소에 한국닛산과의 딜러 계약을 중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닛산 관계자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딜러사들은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설 수도 그렇다고 판매를 접을 수도 없는 곤란한 상황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닛산이 자칫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 속에서 차량 구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가타부타 명확한 입장이 없다보니 '불안 가중→판매 감소→의혹 확산'이라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소극적인 대응은 추측과 루머를 확산시킬 뿐이다. 무엇보다 차량을 장기 소유해야 하는 닛산차 소유주들과 생계가 막막할 딜러사를 위해서라도 한국닛산은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닛산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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