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통미배남' 형국에도…평화경제·인도지원·선순환 'GO'


입력 2019.09.16 11:00 수정 2019.09.16 13:10        이배운 기자

통일부 외통위 현안보고 "대북정책 기조 일관되게 견지"

"선순환적 진전 강화…인도협력 정치적 상황과 분리"

남북대화 빗장 걸어잠근北…유화정책 실효성 '불투명'

통일부 외통위 현안보고 "대북정책 기조 일관되게 견지"
"선순환적 진전 강화…인도협력 정치적 상황과 분리"
남북대화 빗장 걸어잠근北…유화정책 실효성 '불투명'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면서도 남한은 배제하는 이른바 '통미배남' 기조를 노골화 하는 가운데 정부는 '선순환' 구상 및 '대북 인도지원'을 지속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16일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남북관계 추진 기본 방향에 대해 '남북관계와 비핵화·북미관계의 선순환적 진전 강화'를 제시하면서 "대북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견지하면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도협력 추진방향에 대해서는 "대북 인도적 협력은 정치‧안보 상황과 분리해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식량지원은 북측의 공식 입장이 확인되지 않아 준비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향후 남북대화 재개 시 (남북 간) 주요 합의사항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 경제협력‧통합이 선순환 될 수 있도록 추진과제 발굴 등 '평화경제'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지난 6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자유의 집 앞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지난 6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자유의 집 앞에서 회동하고 있다. ⓒ청와대

정부는 지난해부터 진전된 남북관계를 바탕으로 북미대화와 핵협상을 견인한다는 '선순환' 구상을 내세워 왔다. 그러나 결과는 남북미 대화에서 소외를 겪는 의도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북한은 올해만 10차례에 달하는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감행하며 대남 도발 수위를 높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을 비판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였다. 남북미 3각 구도에서 한국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선순환 구상의 부작용이 드러났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미국은 남북밀착이 강화될 때마다 외교라인을 통해 '남북과속'에 대한 불만을 수차례 표출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미 간 불신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 및 호의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전략적 필요에 따라 남북관계를 주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 진정성'이 있다고 전제한 남북협력 확대는 '부분적 핵보유 인정'이라는 전략적 목표 달성에 이용당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남북대화를 재개한다는 취지로 추진했던 대북 인도지원 사업도 결과적으로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6월 인도지원 사업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에서 800만달러(약 97억원)를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지 불과 27일만에 내려진 결정으로, 북측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이어 정부는 같은 달 대북 쌀 지원을 공식화하고 WFP를 통해 5만톤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북측은 WFP와의 실무협의 과정에서 8월 개최가 예정돼있던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아 쌀 수령 거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권은 지난달 20일자로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되면 남북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은 11일 담화에서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는 별개'라고 선 그으며 남한을 겨냥한 비방 수위를 높였고, 설상가상으로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24일에 추가로 발사체 도발을 감행했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북한에 선의를 베풀기만 하면 비핵화에 응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며 "북한이 도중에 합의를 뒤집을 수 없도록 최대압박을 유지해나가면서도, 핵협상이 중도 실패에 그치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