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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의 괴력 추석까지 휩쓸다


입력 2019.09.16 08:20 수정 2019.09.16 08:13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사생활 구설수 휘말리지 않으면 인기 당분간 이어질 것

<하재근의 이슈분석> 사생활 구설수 휘말리지 않으면 인기 당분간 이어질 것

ⓒKBS2TV 화면캡처 ⓒKBS2TV 화면캡처

‘어르신들의 아이돌’ 송가인의 위력이 추석에까지 이어졌다. 연휴 첫날 방영된 '뽕따러 가세‘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7.8%를 찍으며 동시간대 전 채널 1위에 올랐다. ’전국 칠순 잔치‘ 콘셉트로 진행한 것이었는데 60대, 70대, 80대, 90대 팬들의 사연이 심금을 울렸다.

14일 방영된 ‘불후의 명곡’에는 송가인이 오빠인 아쟁 연주자 조성재와 함께 등장했다. 오빠와 함께 힘들게 살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대화한 내용이 화제가 되고, 이날 부른 ‘영암아리랑’과 ‘강원도아리랑’ 메들리도 ‘역시 송가인!’이라는 찬탄을 자아냈다. 시청률이 11.7%로 10%선을 돌파했다.

역시 14일에 방영된 송가인 출연 ‘전지적 참견 시점’은 광고시장에서의 핵심 지표인 수도권 2049 시청률이 1부 2.9%, 2부 2.8%에 달했다. 수도권 가구 기준 2049 시청률 토요일 예능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송가인이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보육원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이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데뷔하자마자 거의 국민가수급 반열에 오른 느낌이다. 중장년층 사이에서 부는 송가인 열풍이 엄청나다. 송가인만 나오면 시청률이 보장되는 현상이 몇 달째 이어지는데 추석에까지 그 위력이 나타난 것이다.

정통 트로트를 향한 국민의 갈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이후 트로트는 경쾌한 신트로트로 바뀌어 예전의 애절한 정조가 많이 사라졌다. 요즘은 댄스음악처럼 변해가는 추세다.

트로트 오디션 ‘미스트롯’에도 그런 분위기의 참가자가 많았다. 그런데 그중에서 유독 송가인만은 요즘 유행하는 분위기가 아닌 트로트를 고수했다. 흥겨운 노래와 외모로 어필하는 다른 가수들과는 달리 판소리로 다져진 호소력 짙은 가창력을 선보였다. 구성지고 한이 서린 듯한 음색이 정통 트로트를 떠올리게 했다.

이것이 중장년층의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트로트 같기도 하고 댄스 음악 같기도 한 그런 음악만 듣다가 정말 모처럼 나타난 정통 트로트에 위안을 받은 것이다. 이미자나 나훈아와 같은 정통 트로트의 음색을 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니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대마초 파동으로 인해 활동정지를 당한 조용필은 판소리 훈련으로 칼을 갈면서 목소리를 다듬어 다시 등장했다. 한국인은 이때 나타난 조용필의 목소리에 열광했다. 판소리 훈련을 바탕으로 한 송가인의 목소리도 한국인의 마음 깊은 곳에 호소하는 바가 있다.

우리네 서민의 딸로서,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의상을 구하며 흙수저로 살다가 마침내 빛을 본 스토리는 이웃집 동생처럼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송가인이 보여주는 소탈한 모습도 그런 친근감을 강화했고, 그래서 사람들이 송가인의 성공에 자신의 성공처럼 감정이입하게 됐다. 송가인의 노래에 위안도 받고, 송가인의 성공에 대리만족도 하게 된 것이다.

이래서 아이돌의 10대 팬덤 이상으로 뜨거운 중장년 팬덤이 형성됐다. 송가인이 보여주는 ‘넘사벽’ 가창력에 젊은 세대까지 반응해 마침내 송가인이 ‘시청률 깡패’로서 추석까지 제패하기에 이르렀다.

하루아침에 식을 인기가 아니다. 트로트 시장은 원래 호흡이 길다. 사생활 구설수에 휘말리지만 않고 지금과 같은 자세로 활동한다면 송가인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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