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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걷히는 코스피, 돌아오는 외국인 입질 더해지나


입력 2019.09.10 06:00 수정 2019.09.10 06:04        백서원 기자

외국인 지난달 2조2000억원 순매도…최근 3일 연속 ‘사자’ 전환

“원·달러 환율 변화 민감…선물 순매수세는 수급 방향에 긍정적”

외국인 지난달 2조2000억원 순매도…최근 3일 연속 ‘사자’ 전환
“원·달러 환율 변화 민감…선물 순매수세는 수급 방향에 긍정적”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면서 증시를 떠난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수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면서 증시를 떠난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수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면서 한국 증시를 외면했단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를 억눌렀던 비우호적 변수들이 희석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더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대외 리스크가 다소 완화된 것일 뿐, 다시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흐름에 수급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10%, 3.37% 상승했다. 최근 코스피는 외국인의 3거래일 연속 ‘사자’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전자부품 업체 위주로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5일 코스피에서 1885억원어치를 대량 사들였다. 이날 코스피는 한 달 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지난달에만 2조200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오랜만에 사자에 나서면서 증시 분위기도 환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보복 관세를 부과했지만 시장은 호재 쪽에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미·중 양국은 다음 달 초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홍콩 정부의 송환법 공식 철회,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3개월 연기 결정 등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서 외국인의 자금이 국내 증시로 재유입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지난달 패닉장세를 상당 부분 되돌렸다”며 “그동안 투자심리를 억눌러왔던 대외불확실성들이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선을 이탈하는 등 레벨다운 됐고 외국인 수급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엔 힘들다고 봤다. 미중 무역협상은 미국의 양보가 없다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낮고 송환법 폐기 역시 홍콩 사태가 종료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다음 달 말 노딜 브렉시트의 시나리오도 소멸되지 않았다. 이 팀장은 “코스피 레벨업의 필수 조건은 펀더멘털 개선과 외국인 순매수 유입”이라고 강조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하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변화는 펀더멘털 개선으로 연결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다른 주요국 증시에 비해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저가 매력은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추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지만 실적 추정치 하향 대비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도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라서 상승은 제한될 전망”이라면서도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이 온전히 매수로 돌아선다면 지수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의 흐름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시장의 시선은 오는 12일(현지시각)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에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함께 노딜 브렉시트 불확실성,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부과 등 유로존 경기하강 압력을 높일 변수들이다.

이 팀장은 “이번주 ECB 통화정책 회의 전후 유로화 약세·달러 강세구도가 강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승(원화 약세)은 불가피하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 변화에 민감하고, 향후 이들의 매매 패턴이 코스피에 비우호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예정된 이벤트를 둘러싼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9월 만기를 앞두고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만기는 지난 6월 만기와 상황이 비슷한데 5~6월처럼 8월에도 공매도가 급증했다”며 “공매도가 과거 평균 +2 표준편차 수준을 상회했을 때 한달 뒤 코스피200 지수는 86% 확률로 상승한 경우가 더 많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선물 스프레드 가격은 이론값을 하회하는 약세지만 6월 만기와 다른 점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적다는 것”이라며 “스프레드 가격은 하락 압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증권은 지난 6월 만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식 매도가 많은 상황인데, 매도차익거래 누적이 많아 선물 가격이 강세로 반전하면 꽤 많은 주식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상위주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 순매수를 늘리고 있다는 점은 수급 방향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외국인 수급이 우호적인 국면에서 반도체 등 시가총액 대형주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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