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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실패' 벤투의 세 번째 스리백 실험


입력 2019.09.06 08:01 수정 2019.09.07 07:13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한국 조지아] 여전히 플랜B로 스리백 고려

세 번째 스리백 실험..맞지 않는 옷 재확인

[대한민국 조지아] 벤투 감독의 세 번째 스리백 시험도 실패였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대한민국 조지아] 벤투 감독의 세 번째 스리백 시험도 실패였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스리백은 정녕 무리일까. 벤투호의 스리백 실험은 대실패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각) 터키 이스탄불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서 열린 조지아(피파랭킹 94위)와의 평가전에서 2-2 무승부에 그쳤다.

벤투 감독은 오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열린 최종 모의고사에서 실험에 주력했다.

스리백을 다시 한 번 가동하며 눈길을 끌었다. 2019 아시안컵 개막을 앞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최종 평가전, 지난 6월 호주전에 이어 세 번째 스리백 실험이었다. 앞선 두 차례 경기에서 실패를 맛본 벤투 감독이 여전히 플랜 B로 스리백을 고려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3-5-2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윙백 황희찬이 좀 더 전진 배치되는 변형 스리백이었다. 이강인, 구성윤의 A매치 데뷔전을 비롯해 그동안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한 박지수, 이정협, 권경원 등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전무한 베스트11에 완성된 조직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경기 내내 호흡이 맞지 않았고, 팀 단위의 압박과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공수 간격은 크게 벌어졌으며, 최종 수비라인 컨트롤도 불안정했다.

3-5-2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좌우 윙백 김진수, 황희찬의 움직임이 매우 실망스러웠다. 측면에서 공을 전방으로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고, 공수에 걸쳐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변형 스리백 전술에 의해 황희찬의 위치를 상향 조정시킨 것은 벤투 감독의 악수였다. 황희찬은 수비 시 깊숙하게 내려와서 수비에 참여하려는 적극성이 부족했다. 이에 한국은 전반 내내 번번이 오른쪽 공간을 조지아에 내줬다.

스리백의 오른쪽 스토퍼 박지수가 측면까지 넓은 공간을 커버하는 것은 무리가 따랐다. 박지수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스리백의 좌우 간격이 벌어지는 현상을 초래했고, 파트너 김민재와 권경원까지 위치 선정에 있어 영향을 미쳤다.

세 명의 미드필더 조합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기대를 모은 백승호, 권창훈, 이강인의 시너지 효과는 전혀 없었다. 세 명 모두 번갈아가며 빌드업 상황에서 탈압박에 실패한 채 공 소유권을 상대에게 내주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전반 40분 권창훈이 상대에게 공을 빼앗긴 것이 선제 실점의 발단이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황의조, 김영권, 정우영을 교체 투입하며 공수의 안정화를 꾀했다. 비록 오프사이드였지만 후반 2분 만에 황의조가 동점골이 터졌고, 후반 6분 이강인이 예리한 프리킥 슈팅으로 골대를 맞추는 등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벤투호 붙박이 수비수 김민재.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벤투호 붙박이 수비수 김민재.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후반에는 좌우 윙백과 미드필더들의 백코트가 현저하게 느렸다. 조지아의 역습 상황에서 언제나 세 명의 센터백이 남겨졌다. 태평양처럼 벌어진 공간에서 조지아는 마음껏 자신들만의 공격을 시도했다.

벤투 감독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실험을 이어갔다. 포메이션 변화 없이 동일한 포지션에 선수 교체를 통해 큰 틀을 유지했다. 이동경에게 A매치 데뷔전을 치르도록 했고, 김보경을 처음으로 실전 경기에 테스트했다.

한국은 후반 39분 황의조의 역전골에도 후반 44분 빌리타이아에 동점골을 내주며 결과를 잡는데 실패했다.

실험의 성격이 짙은 평가전이었다는 점에서 결과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문제는 벤투 감독의 플랜 B가 또 다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스리백 전술이 벤투호 몸에 맞지 않는 옷인 것은 분명하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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