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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셀트리온 추격하는 SK


입력 2019.09.05 06:00 수정 2019.09.04 21:21        이은정 기자

최태원 ‘바이오 큰 그림’

미국에 CMO 통합법인 SK팜테코 설립

최태원 ‘바이오 큰 그림’
미국에 CMO 통합법인 SK팜테코 설립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SK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에 이어 CDMO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바이오가 송도에 생산설비를 짓고 CMO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SK는 해외 빅파마가 운영하던 생산시설을 인수,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세포주 개발·배양부터 임상물질 생산, 허가 서류 작성 등 신약 개발 과정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위탁개발(CDO)부터 임상시험을 대행해주는 CRO, 의약품 위탁생산(CMO)까지 바이오 위탁 산업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CDMO(CDO+CMO)를 통해 신약 개발부터 생산까지 아웃소싱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CDMO 전문 기업은 대량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는 론자, 베링거인겔하임과 함께 글로벌 3대 CMO로 꼽히며 케파 기준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다.

SK는 최근 케미칼의약품 CMO 사업을 키우는데에 7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SK의 CMO 시작은 삼성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바이오 CMO까지 도전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가 CMO 시설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건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는 100% 자회사 SK바이오팜 내에서 원료의약품 제조 부문을 2015년 따로 분할해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SK그룹은 2016년 의약품 생산사업을 그룹의 신규 성장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겠다며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그해 400억원을 출자했다.

이듬해 SK그룹은 SK바이오텍에 1725억원을 추가 출자했으며, 이를 아일랜드 스워즈에 있는 BMS의 원료의약품 공장 인수에 사용했다. 지난해엔 미국 CDMO 업체 앰펙(AMPAC Fine Chemicals)의 지분 100%를 5100억원에 사들였다.

이로서 SK는 케미칼의약품 생산 케파를 대전과 세종 생산시설(32만리터), 아일랜드 공장(8만리터)에 더해 총 100만리터 규모로 CMO 시설을 갖추게 됐다.

최근엔 CMO의 통합 운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회사 SK바이오텍이 유상감자, 현물배당하는 형태로 SK바이오텍으로부터 아일랜드 시설 지분을 SK그룹이 가져왔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에 CMO 통합법인인 SK팜테코를 만들고 아일랜드 법인 지분과 그룹에서 보유 중이던 SK바이오텍, 앰펙 지분을 모두 신설법인 SK팜테코에 출자했다. SK팜테코를 통해 글로벌 CMO 사업을 그룹이 진두지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소규모 CDMO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제조하는 SK케미칼 자회사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해 미국 보스턴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행사에서 CDMO 진출 계획을 공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위탁개발생산 비즈니스를 통해 바이오신약 탄생을 위한 글로벌 역량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다만 셀트리온이 CDMO를 추진하는 것은 오픈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바이오 제조 역량을 외부 기업에 제공한다는 의미보다는 잠재력 있는 외부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지난 4월 CDMO 계약을 전제로 캐나다 바이오텍 아이프로젠과 ADC 신약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아이프로젠에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1상 원료 물질과 함께 CMC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의약품 조사평가기관인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CMO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3억달러에서 2025년 303억달러(약 36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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