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매출 떨어지는데 비용 늘고"…유통가로 확산되는 'D 공포'


입력 2019.09.05 06:00 수정 2019.09.04 21:18        최승근 기자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적자 행진, 외식 등 자영업자는 폐업 걱정

연중 최저가 행사에도 소비자 씀씀이 줄어…악순환 반복에 걱정↑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적자 행진, 외식 등 자영업자는 폐업 걱정
연중 최저가 행사에도 소비자 씀씀이 줄어…악순환 반복에 걱정↑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유통업계에도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게티이미지 뱅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유통업계에도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게티이미지 뱅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유통업계에도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규제와 온라인에 치인 대형마트는 적자행진을 벌이고 있고, 외식업 등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상승과 소비심리 부진으로 폐업을 걱정하는 처지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 시장은 거래액이 늘면서 몸집은 커졌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적자폭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고 수요 부진으로 가격 인상을 시도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유통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생존을 위협받는 문제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2015년=100)로 1년 전(104.85) 대비 0.04% 하락했다.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0%대 물가상승률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일시적인 상황으로 디플레이션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징후가 이미 몇 달 전부터 계속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직접 소비자들을 대면하는 유통업은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상태를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는 산업으로 통한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거의 1년 내내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릴 것 없이 최저가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생존을 위해 마진을 거의 포기하고 연일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데도 소비가 줄었다는 것은 경제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최근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 26개(온·오프라인 각 13개)사의 매출은 지난해 7월 대비 0.1% 감소했다.

그동안 부진을 겪었던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대신 온라인 시장이 전체 유통시장 성장세를 견인해왔는데 이마저도 꺾인 것이다.

2분기의 경우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가 창사 이래 최초로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롯데마트도 적자를 봤다.

사실상의 신규 출점 금지와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각종 규제에 더해 온라인 시장으로 소비 트렌드가 옮겨간 가운데 오프라인-온라인 채널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자영업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도소매업의 대출액은 연간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업이 잘 돼 투자 확충을 위한 시설자금 보다 연명을 위한 운전자금 비중이 높아졌다.

자영업자 수는 감소하는데 대출액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빚 돌려막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청이 밝힌 지난해 자영업자 폐업률은 89.2%다.

특히 주52시간 근무제 확대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외식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일각에서는 IMF 시절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 시장도 들여다보면 마냥 웃기만은 힘든 상태다. 각종 할인 이벤트를 통해 거래액을 늘리는 것엔 성공했지만 적자 폭은 더욱 커졌고 성장세고 빠르게 둔화되는 추세다.

산업부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온라인 유통 매출 성장률은 8.7%로 지난 1년 새 처음으로 한 자릿수 성장률인 셈이다. 지난해 7월 17.8%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흔히 불황형 소비라고 말하는 초저가 제품 판매는 이미 상시화가 된 상황”이라며 “제조업에서도 소비가 줄다 보니 가격 인상 요인이 있어도 이를 현실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가격 인상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