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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기업 유턴 통합관리기관 필요...제도 정비 시급"


입력 2019.09.02 09:26 수정 2019.09.02 10:10        이홍석 기자

2017년 미국 제조업 신규고용 약 55% 리쇼어링 기업이 창출

법인세 인하 및 감세, 규제철폐 효과...유턴법 개정안 촉구

한국-미국 연도별 유턴기업 수 비교(단위:개)ⓒ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미국 연도별 유턴기업 수 비교(단위:개)ⓒ전국경제인연합회
2017년 미국 제조업 신규고용 약 55% 리쇼어링 기업이 창출
법인세 인하 및 감세, 규제철폐 효과...유턴법 개정안 촉구


미국에 비해 국내에는 자국으로 돌아오는 '유턴 기업'의 수가 매우 적어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 및 각종 감세정책, 규제 철폐 등으로 효과를 거둔 미국의 사례를 참고하고 유턴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와 이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일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기업 친화적 정책과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자국 기업 보호 등으로 미국으로 돌아오는 기업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미국 기업의 유턴 촉진 기관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의 조사 결과를 인용, 미국 정부의 강력한 리쇼어링(Reshoring·본국회귀) 정책으로 연평균 482개의 유턴기업 유치에 성공하며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리쇼어링은 각종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국외로 진출한 자국 기업의 생산시설을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다시 불러들이는 정책을 말한다. 리쇼어링은 일반적으로 자국 내 경기 침체와 실업난 해소를 위해 추진되는데 인건비와 유통비 절감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은 이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95개에 불과하던 미국의 유턴 기업 수가 지난해 약 9배 증가(886개)했다. 특히 지난 2017년 미국 리쇼어링 기업이 새롭게 창출한 일자리는 미국 내 제조업 신규 고용의 약 55%에 달하는 8만1886개에 달했다.

하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국내 유턴 기업 유치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013년 12월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유턴법)' 시행 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국내로 돌아온 기업 수는 연평균 10.4개였는데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연평균 482개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한국의 유턴 기업의 신규고용은 누적 기준 975명으로 연평균 약 195명의 신규고용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개 기업당 19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유턴기업당 일차리 창출 개수는 109개로 고용효과에서도 6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해리 모저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의 회장은 전경련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한국의 14배이고 양국의 수출입 비중 구조가 상이해 한·미간 단순 비교는 어렵다"며 "근본적으로 한국과 달리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무역구조를 가진 미국이 한국보다 리쇼어링 기회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저 회장은 "한국이 유턴기업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는 유턴 실적에 대한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베이스(DB)관리, 국내기업의 해외공장 문제점 조사·기록, 숙련된 제조업 노동인력 관리, 제조업체에 총소유비용(TCO) 산출 서비스 제공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이러한 높은 미국의 리쇼어링 성과를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조업 부흥 정책과 함께 전반적으로 기업 경영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대기업의 유턴이 활발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 및 각종 감세정책, 규제 철폐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는데 지난 2017년 신규규제 1건당 기존규제 2건을 폐지하는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규제개혁 시행 이래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해외 수익금 송금세 인하(35%→10%)가 이뤄졌다.

또 지난 2016년 스위스계 금융기관 UBS가 발표한 노동유연성 지표 4위(한국 83위)를 차지하는 등 유연한 노동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기업 경영 환경 개선의 배경이 됐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난해 정부가 유턴기업종합지원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유턴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계류상태"라며 "유턴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와 함께 유턴기업 종합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턴기업 성과 저조, 해외투자금액 급증, 외국인직접투자 감소를 모두 관통하는 하나의 이유는 국내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 완화 등의 체질 변화를 이뤄야 유턴 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국내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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