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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앞둔 '호텔 델루나' 완벽한 삼박자 빛났다


입력 2019.08.31 09:55 수정 2019.08.31 09:56        김명신 기자

스토리+연기+제작, 완벽한 삼박자로 시청자 매료

이지은 여진구 '꼬리표' 떼고 성인배우로 성장

‘호텔 델루나’가 단 2회의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다. ⓒ tvN ‘호텔 델루나’가 단 2회의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다. ⓒ tvN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을 함께 하며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꼽히고 있는 ‘호텔 델루나’가 단 2회의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다. 과연 어떤 결말로 막을 내릴지,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극본 홍정은, 홍미란 / 연출 오충환, 김정현 /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지티스트)의 지난 7주간, 밤이 되면 떠돌이 귀신에게만 화려한 실체를 드러내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세상”이란 신비로운 호텔에서, 월령수에 묶여 생과 사의 흐름이 멈춰버린 장만월(이지은)과 그녀를 돌보겠다는 인간 남자 구찬성(여진구)이 예상치 못했던 애틋한 로맨스를 펼쳤다. 넘쳐나는 드라마 홍수 속에서 7주 연속 화제성 순위 정상을 지키고, 매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각종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처럼 안방극장에 새로운 감성의 이야기 바람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로 말라붙은 시간을 사는 만월. 그녀에게 가득 차 있는 건 돌이킬 수 없는 원한과 후회였다. 그런 만월 앞에 연약한 인간 남자 찬성이 나타나 그녀를 들여다 봤고, 돌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귀신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 만월처럼 결정적 순간마다 온 힘을 다해, 소멸될 수 있는 그녀를 구했다. 언젠가 떠나고, 또 혼자 남겨질 슬픔을 알면서도 시작한 사랑은 오랜 시간 천천히 내리는 가랑비처럼 시청자들의 가슴과 눈시울을 적셨다.

델루나에 제각기 다른 사정으로 찾아오는 귀신들의 이야기 역시 생을 한 번쯤 다시 돌아보게 했다. 한을 풀기 위해 호텔리어로 근무하는 바텐더 김선비(신정근), 객실장 최서희(배해선), 프론트맨 지현중(표지훈), 인턴 유나(강미나), 그리고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등장했던 귀신들. ‘아이를 잃어서’, ‘동생을 기다리려고’, ‘몰카 피해로 억울하게 죽어서’, 심지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호랑이의 원혼까지, 사연 없는 죽음은 없었다. 그렇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귀신은 연민의 대상으로, 그리고 “위로받고 떠나야 할 손님”이 됐다.

그렇게 아쉬움이 가득한 채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을 달래는 일의 중심에 있던 만월과 찬성. 귀신이 무서웠던 평범한 인간 찬성은 죽은 사람의 상처에 공감하고 손을 내밀었고, 그 치유의 과정에서 변화해가는 만월은 또 다른 먹먹한 감동을 전했다. “거대한 불행과 사소한 기쁨이 있을 때, 작더라도 기쁜 걸 찾아서 담고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을 거에요”라는 찬성의 위로는 비단 귀신에게만 통하는 것은 아니었고, 어느새 우리들의 마음에도 스며들었다.

령빈(靈賓) 전용 호텔이란 재미있는 소재에 인간사를 아우르는 감동적인 에피소드와 애틋한 로맨스를 재미있게 엮은 홍자매 작가의 필력에 현실적 디테일을 더한 섬세한 감정이 돋보이는 오충환 감독의 연출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감성은 극대화됐다. 여기에 완성도 높은 CG와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인 미술은 델루나란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매회 등장했던 새로운 귀신들의 등골 오싹한 리얼함은 ‘호텔 델루나’만의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뿐만 아니라 공개되는 OST마다 음악 차트를 섭렵하고 VVIP, 404, 13호실 및 호텔 직원 뱃지 등 실제 소품을 기반으로 제작된 굿즈도 매회 출시되자마자 매진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다. 지난 14회에서 월령수는 찬성이 델루나에 처음 왔던 때처럼, 만개했던 꽃들이 모두 지고 ‘말라비틀어진’ 모습으로 돌아갔다. 월령수에 묶인 만월이 이렇게 떠나는 건지 불안했지만, “남아 있는 것이 있어”라는 마고신(서이숙) 때문에 작은 희망이 샘솟았다. “연약한 인간일 뿐인 내가 온 힘을 다해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찬성에게 만월이 다가가 입을 맞춘 순간, “우리의 결말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노랫말이 흘렀던 것처럼, 두 사람의 끝이 행복이길 바라는 이유였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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