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국내외 경제 성장 둔화…불확실성 한층 커져"

기준금리 1.50% 동결…"금융안정 유의,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소비자물가 상승률 0% 중반 그쳐…금융시장 높은 변동성 지속"

기준금리 1.50% 동결…"금융안정 유의, 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소비자물가 상승률 0% 중반 그쳐…금융시장 높은 변동성 지속"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성장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만큼,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한은 금통위는 30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 뒤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우선 교역이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강조했다. 금통위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분쟁 및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주요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미·중 무역 분쟁 심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오름세가 0%대 중반으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후반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 수준에 머물렀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전망경로에 비해 하방위험이 높아져 당분간 0%대 초반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 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로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장기시장금리와 주가는 크게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증가세 둔화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고,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오름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과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